삼성전자 대대적 조직개편..현장경영 강화

머니투데이 진상현 기자 2009.01.16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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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우-최지성 투톱 체제로..지원 조직 대부분 현장으로

↑이윤우 부회장.↑이윤우 부회장.


삼성전자 (81,300원 ▲500 +0.62%)가 대규모의 사장단 인사와 함께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한다. 새로운 패러다임 없이는 삼성전자도 '후일'을 장담하기 힘들다는 '위기감'이 배경이다.

삼성전자의 조직 개편은 조직 슬림화, 현장중심 경영 강화, 유관조직 통합 등이 중심 키워드다. 다음 주 중 구체적인 개편안이 발표될 예정이다.



우선 반도체, LCD, 디지털미디어, 정보통신 등 4개 사업부문 총괄과 경영지원, 기술 등 2개 지원총괄 등 총 6개 총괄이 부품(반도체, LCD)과 제품(디지털미디어, 정보통신) 두 부분으로 나눠진다.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최지성 삼성전자 사장.
공식 명칭은 부품 부문이 디바이스 솔루션(Device Solution) 부문, 제품 부문은 디지털미디어 & 커뮤니케이션(Digital Media & Communications) 부문으로 정해졌다.
디바이스 솔루션 부문은 이윤우 부회장이 직접 지휘하고, 디지털미디어 & 커뮤니케이션 부문은 정보통신 총괄을 맡았던 최지성 사장이 총괄한다.



두 부문은 사실상 독립 회사처럼 독자적으로 움직이게 될 것이라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디바이스 솔루션 부문은 반도체사업부와 LCD사업부로 나뉜다. 권오현 반도체총괄 사장이 유임돼 반도체 반도체사업부장(사장)을 맡고 LCD사업부장(사장)은 장원기 부사장이 승진 임명됐다.

디지털미디어 & 커뮤니케이션 부문 내 영상디스플레사업부는 윤부근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해 맡게 됐다. 디지털미디어 & 커뮤니케이션 부문 내에 사업부를 총 몇개로 둘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본사의 경영지원총괄과 기술총괄 등 지원 조직은 없어진다. 이에 따라 황창규 기술총괄 사장이 물러났고, 최도석 경영지원총괄 사장은 삼성카드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해당 임직원들도 필수 인력만 서초동 사옥에 남기고 대부분 주요 사업 부문이 자리잡고 있는 수원(디지털미디어, 정보통신)과 기흥, 화성(반도체), 탕정(LCD) 등으로 자리를 옮길 예정이다. 지원 업무의 상당 부분을 해당 사업부문 내에서 소화하도록 해 지원 조직을 최소화하고 '현장과 스피드'를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삼성 고위관계자는 "본사의 스태프들을 가능한 현장으로 배치할 것"이라며 "세계경제가 워낙 위기여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현장과 스피드이며, 현장에서 곧바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현장중심 경영을 'MBW'(Management by Walking About)으로 설명했다.

반도체와 LCD 등 B2B(기업간거래) 성격의 총괄과 디지털미디어, 정보통신 등 B2C(기업 대 개인) 성격을 총괄을 한데 묶음으로서 조직에 있을 불필요한 중복 요소를 제거하고, 업무 집중도를 높이므로써 시너지를 높이는 효과도 노린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의 이같은 대대적인 조직 개편과 세대 교체는 경기 침체로 인한 실적 악화, 경영 환경의 급격한 변화 등이 배경이 됐다는 관측이다.

세계적인 경기 침체 영향으로 삼성전자도 지난해 4분기 실적이 적자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실정이다. 삼성전자는 2000년 이후 한번도 분기 적자를 낸 적이 없었다. 이같은 실적 부진은 일단 올해 상반기까지는 계속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이번 인사로 삼성카드 사장으로 이동하는 최도석 경영지원총괄 사장은 전날 "IMF 때는 국지전이었지만 지금은 전면전 양상이다"며 "지금은 물건을 팔 수 있는 수요 자체가 없어 조직을 슬림화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삼성전자의 구조개편이 생존을 위한 선택이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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