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6대1 서울숲, 지금은 '무피 분양권'

머니투데이 송복규 기자 2009.01.19 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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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로또 단지는 지금]서울숲 힐스테이트

↑서울숲 힐스테이트 현장.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홈페<br>
이지 제공.↑서울숲 힐스테이트 현장.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홈페
이지 제공.


"매물도 있고, 사겠다는 사람도 있는데 거래는 안되네요. 어렵게 가격 조정하면 대출 때문에 계약이 틀어지니…. 분양권 전매제한,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는 풀렸는데 거래 안되는 것은 여전합니다." (성수동 A중개업소 관계자)

서울 성동구 성수동2가 '서울숲 힐스테이트' 분양권 시장이 꽁꽁 얼어붙었다. 이 단지는 지난 2006년 11월 분양 당시 평균 75대 1, 최고 31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청약열기가 뜨거웠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와 부동산 경기 침체로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오는 5월 입주를 앞두고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지만, 정작 분양권 시세는 제자리걸음이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전 주택형에 1억∼2억원 가량 웃돈이 붙었지만 지금은 분양가 수준에 매물이 나와 있다. 그나마 전매 규제가 풀리고 대출금리가 떨어지면서 매수 문의는 늘고 있다.

◇"분양가에 팔아주세요"…'무피 매물' 등장=분양권 전매가 자유로워지면서 프리미엄 없이 분양가만 받고 분양권을 팔겠다는 '무피 매물'이 등장했다. 무피 분양권은 중도금 이자 등의 금융비용을 감안하면 사실상 마이너스 프리미엄 매물에 속한다.



치열한 청약경쟁을 뚫고 당첨된 아파트를 헐값에 처분하는 것은 주택시장 전망이 불투명하기 때문. 아파트가 준공되면 수천만원에 달하는 취득·등록세 등을 물어야 하는데 몇 개월 새 집값이 오를 가능성이 희박하다는 판단에 분양권을 팔려는 것이다.

이 아파트 117㎡는 5억9800만∼6억6400만원, 151㎡는 8억8900만∼11억4000만원, 181㎡는 11억2000만∼14억3000만원에 분양됐다. 무피 분양권은 공급량이 많은 151㎡와 181㎡에 몰려있다.

↑서울숲 힐스테잍트 현장.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홈페<br>
이지 제공.↑서울숲 힐스테잍트 현장. 현대건설 힐스테이트 홈페
이지 제공.
◇대출이 걸림돌=한동안 자취를 감췄던 매수세는 최근 들어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분양가보다 수천만원 싼 급매물만 찾고 있어 거래는 좀처럼 성사되지 않고 있다. 대출도 걸림돌이다. 현재는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풀렸지만 분양당시 이를 적용해 중도금 대출이 이뤄진 만큼 자기 자금이 많지 않으면 매물을 확보하기가 어렵다.


성수동 B중개업소 관계자는 "일부 다주택자들은 기존 주택을 담보로 돈을 빌려 중도금을 내왔기 때문에 대출금이 전혀 없는 매물도 있지만 매수 희망자들은 저금리 대출을 이용해 분양권을 사고 싶어해서 조건에 맞는 매물 찾기가 어렵다"고 설명했다.

◇단지앞 이마트 '득될까, 독될까'=옛 KT 뚝섬부지에 들어서는 이 아파트는 특혜 의혹이 불거졌을 정도로 입지가 좋다. 서울숲과 지하철 2호선 성수역이 걸어서 5∼10분 거리인데다 15층 이상 가구에선 한강 조망이 가능한 점도 인기 요인이다.



하지만 지난해 말 신세계 이마트 본사가 단지 앞에 들어서면서 동별 희비가 엇갈리게 됐다. 대형 쇼핑센터 이전으로 생활 편의성은 좋아졌지만 일부 동은 집값과 직결되는 한강 조망권을 잃었다.

단지 뒤쪽에 서울숲 코오롱디지털타워 1,2차 등 아파트형공장이 들어서는 것도 집값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전망이다.

성수동 C중개업소 관계자는 "탁 트인 한강조망과 쾌적한 서울숲이 좋아 분양받은 사람들은 아쉬운 점이 많을 것"이라며 "요즘 최첨단 아파트형 공장은 혐오시설은 아니지만 집값이 뛰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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