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임금낮춰 고용증대 잡셰어링 필요"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2009.01.15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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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청와대 지하벙커서 제2차 비상경제대책회의 주재

이명박 대통령은 15일 "청년실업 대책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일자리가 없는 가장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며 "각 부처가 예산을 조기에 효과적으로 집행할 수 있도록 협의해서 전국적으로 일용직 일자리를 확충하라"고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 지하벙커에서 일자리 유지와 창출을 위한 예산 조기집행 대책을 의제로 한 제2차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각 부처가 일자리 만들기를 시행하면서 고용증대, 근로자 위주의 생각으로 정책을 마련하고 집행해 줬으면 좋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특히 "고통분담 차원에서 임금을 안정시켜 실질적으로 고용을 늘리는 '잡 셰어링(일자리 나누기)'에 대한 구체적 대안을 강구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대해 이영희 노동부 장관은 "각 개별 기업 상황에 맞춰 위기 극복을 위해 노사가 한발씩 양보해 고통분담에 나설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각 부처 장관들은 재정조기 집행 과정에서 소신을 갖고 책임감 있게 정책을 추진해 달라"며 "장관이 책임져 주지 않으면 일선 공직자들이 신속하게 결정을 내리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장관들은 꼼꼼히 현장을 챙기고 장관 책임 하에 제도적 뒷받침을 다 해주겠다는 각오로 임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소형 임대 아파트 등 서민을 주거 대책을 집중적으로 마련하라"고 지시하면서 "정부가 여러 대책을 세우지만 지방자치단체와 대기업도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신속하게 대처해 줬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푸드 뱅크처럼 대도시 빈곤층을 꼼꼼히 살피면 도움을 줄 방법이 있다. 금년만큼 나눔의 미덕이 필요한 때가 없다"고 말했다.


이날 회의는 오전 7시30분부터 9시45분까지 2시간 넘게 진행됐고, 정부 14개 부처 상황실장이 참석해 회의 진행 상황을 지켜봤다. 노동부가 최근 고용동향을 간략하게 보고하고 일자리 유지와 창출을 위한 예산 조기 집행 대책을 집중 논의했다.

김은혜 청와대 부대변인은 "어제 발표된 통계청 고용동향을 보면 알겠지만 지난해 12월에 경기 침체로 임시직 근로자와 일용직 근로자가 많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오늘 회의도 주로 일자리 유지와 창출을 위한 예산 조기 집행 대책에 초점이 맞춰졌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 전광우 금융위원장은 "주요 국가의 일인당 GDP 대비 금융업계 대졸 초임을 비교해 볼 때 미국이 66%, 일본이 135%, 한국이 207%로 가장 높게 나왔다"고 말했다.

김기환 국민경제 자문회의 부의장도 "고용증대를 위해서 대졸 초임을 낮추는 게 어떻겠냐"며 "공기업에서 먼저 선도하는 게 좋겠다"고 제안했다. 김 부의장은 또 "재정지원 사업은 고용유발 효과가 높은 분야부터 우선적으로 추진하는 게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 이영희 노동부 장관, 전광우 금융위원장, 조중표 국무총리실장과 정정길 대통령실장, 사공일 대통령경제특보, 박병원 경제수석, 박재완 국정기획수석, 이동관 대변인, 박형준 홍보기획관, 정인철 기획관리비서관, 이수원 비상경제상황실장 등이 참석했다.

또 한나라당 임태희 정책위의장, 김기환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최종찬.박우규 국민경제자문위원, 채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현정택 한국개발연구원장 등도 자리를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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