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항력적인 금융위기로 자금조달에 차질이 빚어졌다 해도 무산을 기정사실화하면서 손실 최소화, 책임 떠넘기기에 몰두할 게 아니라 딜을 살리는 지혜를 찾아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화 (29,700원 ▲50 +0.17%)그룹은 대우조선해양 인수가 무산되면 기존 계열사들과 시너지를 내도록 사업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해외매출 비중을 50%까지 높이려던 계획이 무산된다. 계약이행을 위한 보증금 3000억원을 반환받기 위해 지리한 소송전을 벌여야 할 처지가 된다.
그러나 산은은 한화그룹이 제시한 인수대금 분납방안 등을 받아들일 경우 특혜시비에 휘말릴까봐 금융위기 상황에도 불구하고 3월말 납입완료를 요구하고 있다. 딜이 성공한다고 해서 성공보수를 받는 것도 아닌데 특혜시비를 자초해가며 애써 매각을 성사시키려 하지 않을 것이란 게 업계의 관측이다.
한화그룹도 이미 3조원대로 자산가치가 떨어진 대우조선을 6조원대를 주고 사느니 딜을 포기하고 실사불이행에 대한 산은의 책임을 물어 이행보증금 3000억원을 되찾아오는 게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여길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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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기택 중앙대 교수는 "기본적으로 딜을 유지하는 게 전체 흐름에 합당하다고 생각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산은이 현 경제상황을 감안해서 딜이 깨지지 않는 방향으로 나가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도 "거시경제 상황이 바뀌었는데도 한화에 예전 조건대로 사라고 하는 것은 무리한 측면이 있다"고 지적하면서 "입찰 당시에 비해 거시경제 상황이 크게 바뀌었으니 분할매입도 현실적으로 고려할 만한 방안"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