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가지면 좋아진다

양광모 휴먼네트워크연구소(HNI) 소장 2009.01.14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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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내 편으로 만드는 법]친밀한 인간관계를 맺는 방법

편집자주 양광모 휴먼네트워크연구소 소장은 인간 관계와 커뮤니케이션에 관해 외교통상부 등 정부 부처와 삼성생명 코오롱 등 주요 기업에서 오랫동안 강의를 해왔다. 저서로는 '인간관계의 맥을 짚어라(청년정신)' '100장의 명함이 100명의 인맥을 만든다(북북서)' 등이 있다.

망가지면 좋아진다


인간관계에서는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 것 못지않게 망가진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친밀한 관계형성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때와 장소, 상대방에 따라 적절하게 망가지는 것이 중요하다. 자칫 잘못하면 혐오감이나 불신감을 형성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을 만났을 때 적당하게 잘 망가지는 법에 대해 알아보자.

첫째, 말
전문적인 말, 품격 있는 말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적절하게 통속적인 말, 유행어, 단순한 유머를 사용하는 것이다. 또는 자신이 약간 모자른 척, 바보스러운 척 하며 망가지기도 한다.



“지금까지 다른 사람에게 호감을 형성하는 7가지 요소에 대해 말씀드렸습니다. 이렇게 열심히 설명했는데 여러분이 실천 안하면 저는 어떻게 될까요? 열라 열 받습니다.”

“다음은 대인관계 4번째 유형입니다. 내가 다른 사람에게 문자를 보냈는데 답신이 안오는 것을 전문용어로 뭐라고 하죠? 네, 맞습니다. 씹는다고 합니다”



둘째, 복장(용모)
점잖은, 일상적인 복장에서 벗어나 파격적인 복장을 하는 것이다. 김정태 하나은행장은 사내체육대회에서 각설이 복장으로 퍼포먼스를 했다고 한다. 텔레비전에 자주 등장하는 C강사는 빨갛고 노란 색으로 머리염색을 하고 전혀 어울리지 않아 보이는 특이한 옷차림으로 시선을 끌고 하는데 역시 세련미보다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전략이라 생각된다.

셋째, 표정(제스처)
특이한 표정이나 제스처를 지어 망가지는 것이다. 내가 잘 아는 Y대표는 원숭이 표정을 흉내내는 장기가 있다. 자신의 장기를 보여주겠다며 원숭이 얼굴을 지어 보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배꼽을 잡는다. 대한생명에 FC로 근무하는 J는 평상시에 코미디프로그램을 보며 연습을 하였다가 웃기는 제스처를 고객에게 보여준다. 연예인중에는 막춤으로 망가지거나 우스꽝스러운 몸개그로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도 많다.

넷째, 욕구
인간적인 욕구를 솔직하게 노출하는 것이다. 개그맨 강호동은 프로그램중에 음식에 대한 식탐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어느 정도는 각본에 따른 설정일 수도 있지만 음식에 대한 욕구를 그대로 드러내며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준다. 강호동과 함께 1박2일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은지원의 경우 잠에 취해 망가지는 모습이 종종 나온다. 개그맨 김구라는 돈에 대한 욕구를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모습을 많이 본다.


다섯째, 갈등(고민)
자신의 갈등이나 고민을 오픈하는 것이다. 나는 인간관계를 전문으로 칼럼을 쓰고 강의를 하는 사람이다. 기업체에 교육을 나가 인간관계나 가족관계에 대해 강의를 할 때 내가 가정에서 겪는 갈등이나 고민을 이야기한다.

“강의중에 말은 그럴듯하게 하지만 저도 아내와 자주 싸웁니다. 어제 밤에도 말다툼을 했어요. 집 근처에 있는 영화관에서 심야영화를 보고 집으로 돌아오는 중이였습니다. 횡단보도가 2개 있는데 어느 쪽 횡단보도로 건널 것인지를 놓고 다퉜어요.

아내는 바로 앞에 있는 횡단보도에서 신호를 기다렸다가 건너자고 했고 저는 100M 위쪽에 있는 횡단보도는 신호가 없으니 그쪽으로 건너자고 했어요. 이렇게 단순한 문제도 서로 의견이 달라 싸웁니다. 강의를 하고 책을 썼다고 제가 인간관계를 잘 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는 그렇지 않습니다.인간관계는 정말 어렵습니다”

여섯째. 약점(결점)
자신의 약점이나 결점을 있는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망가지는 것이다. 연예인중에 노래를 못 부르는 사람으로 서민정, 김성은이 있다.이 두 사람은 방송프로그램에 출연하여 절대음치의 노래실력으로 망가지는 모습을 자주 보여준다. 자신의 얼굴, 키, 특이한 신체특징을 활용하여 망가질 수도 있다.

일곱째, 인지상정
인간적인 감정을 그대로 드러내는 것이다. 탤런트 김자옥씨가 방송에 출연하여 부부관계에 관해 인터뷰를 하였다. 사회자가 마지막으로“다시 결혼을 한다면 지금의 남편과 결혼하고 싶습니까?”라는 질문을 하였다.

김자옥씨가 대답하길 “아뇨.그렇게 훌륭한 사람을 제가 계속 독차지해서는 안되죠. 다른 사람에게 양보해야죠”라고 대답하였다. 참으로 솔직하고 멋진 대답이다. 우리가 가끔 쓰는 말중에 팔불출이라는 단어가 있다. 아내나 자식에 대한 자랑, 또는 사랑을 지나치게 많이 표현하는 사람을 가르키는데 팔불출이 되는 것 또한 매력적으로 망가지는 방법이다.

이외에도 실수담, 실패한 경험, 비밀, 특이한 버릇 등을 자연스럽게 오픈하며 망가질 수도 있다. 망가진다는 것은 기대하지 못했던 의외의 모습, 가식적이거나 위선적이 아닌 진솔한 모습, 동질감을 느낄 수 있는 모습을 드러내어 인간적인 매력을 형성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전략적으로 하지 말고 자신의 내면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는 생각으로 실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다른 사람들을 내 편으로 만들고 싶으면 망가진 모습을 많이 보여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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