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경제감 '쑥쑥' 가족사랑 '새록새록'

머니위크 지영호 기자 2009.01.23 0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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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 기획]설 즐기기/고스톱 대신 재테크 보드게임

남자 어른들은 안방에서 화투 패를 던지며 돈을 건네고, 여자 어른들은 거실에 모여 자녀들의 학업성적 자랑에 한창이다. 아이들은 밥 먹으라는 소리에도 아랑곳 않고 컴퓨터 게임에 매달려 있다. 해마다 벌어지는 설 풍경이다.

최근 들어 자녀의 경제교육에 대한 이야기가 조금씩 설날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로또 벼락을 맞아 큰돈을 손에 쥐었어도 경제습관이 없어 돈을 모두 탕진했다는 이야기가 경제교육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일깨운다.



영국의 공공정책연구소는 어려서 금융교육을 받은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35세부터 49세까지 최고 5700만원을 더 축적하며, 소득의 1.5% 이상을 더 저축한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어려서부터 경제교육을 제대로 받은 자녀는 성장하면서 올바른 경제습관을 갖는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올 설에는 경제를 모티브로 한 보드게임으로 재미와 교육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보자. 미국은 보드게임을 이용해 초등학생들에게 경제를 가르치기도 하고, 대학교재로 쓰기도 한다. 심지어 심리치료 등에 보드게임이 쓰이기도 한다.
자녀 경제감 '쑥쑥' 가족사랑 '새록새록'


◆부동산 게임의 대부 ‘모노폴리’



1935년에 나온 부동산 거래게임인 모노폴리는 전 세계 80개국에서 26개 국어로 인쇄돼 판매되는 히트작이다.

부동산을 모티프로 만든 게임이다 보니 실제 생활에서 부동산과 관련된 상식을 쌓을 수 있다. 부동산의 가치를 높이기 위한 첫단계로 토지 구입비를 이해하게 되며, 해당 토지에 건물을 올릴 때 드는 건축비와 다른 사람의 부동산에 머무를 경우 드는 임대료 등에 대해 이해할 수 있게 된다.

만약 상대의 재산이 저당 잡혀 있으면 임대료를 낼 필요가 없다. 소득세나 공동기금 등으로 지출이 생기기도 하고 돈이 모자라면 저당을 통해 융자를 받을 수도 있다. 이때 10%의 고정금리로 은행에 이자를 갚아야 한다.


돈을 갚지 못하면 참가자는 은행에 토지를 판매하거나 다른 참가자들에게 입찰을 통해 매각할 수 있다. 가족룰을 적용하면 경매도 가능하다.

국내에서 보드게임의 전성기를 주도했던 부루마블로 잘 알려진 게임이다. 8세 이상 2명에서 6명까지 할 수 있으며 게임시간은 2시간 정도다.



◆기업 인수합병 교과서 ‘어콰이어’

‘어콰이어’는 모노폴리 만큼이나 유명한 고전 보드게임이지만 보다 더 ‘경제적’인 게임이다. 룰은 단순하지만 다양한 전략이 필요하며 기업의 인수합병과 주식 거래 개념을 이해할 수 있다.

게임은 타일을 놓아가면서 회사를 설립하고 합병이 되면 배당금을 받고 규모를 키우게 된다. 한 회사의 주식에 재산을 쏟아 붓는 ‘도박형’ 투자를 할 수도 있고, 여러 회사에 분산투자를 하는 ‘안전형’ 자산관리를 할 수도 있다.



게임시간은 1시간가량이며 3명에서 6명까지 플레이가 가능하다.

◆‘캐시플로우’를 즐기며 부자아빠 되기

부자아빠 신드롬을 불러일으켰던 로버트 기요사키의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에는 ‘쥐경주게임’이라는 보드게임이 등장한다. 게임에서 ‘쥐’ 모양의 말은 동그라미를 무작정 돌게 되는데 이 모양이 꼭 다람쥐가 쳇바퀴를 도는 듯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돈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돈은 모든 중요한 일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부자아빠의 말을 뼈저리게 공감하게 되는 게임이다.

캐시플로우(현금흐름)란 이 게임은 동그란 판을 한바퀴를 돌 때마다 3개월의 시간이 흐르고 3번의 월급이 지급된다. 아무리 쳇바퀴를 돌아봐야 근로소득만 나오기 때문에 경기가 끝나지 않는다.

월급을 착실히 모으면서 기회 때 금융소득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플레이어가 쉬고 있는 동안에도 돈이 계속 들어와 총 지출을 넘어설 때 쳇바퀴에서 탈출해 부자들의 투자처인 패스트 트랙으로 이동할 수 있다.



기회가 왔을 때 적절한 투자를 함으로써 소득을 늘리는 게임으로 가장 현실과 비슷하고 청소년 경제교육용으로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 게임이다. 보드게임과 함께 PC게임도 출시된 바 있다.

◆‘펀드매니저’로 주식 공부

자녀 경제감 '쑥쑥' 가족사랑 '새록새록'
국내의 한 보드게임회사가 개발한 주식투자를 소재로 한 증권전략게임이다. 지난해 대한민국게임대상에서 보드게임부분 수상 후보에 오른 작품으로 워렌버핏의 '1. 절대 돈을 잃지 마라. 2. 절대로 첫 번째 룰을 잊지 마라'는 투자원칙을 전면에 내세웠다.



플레이어는 초보 펀드매니저가 돼 8개월간의 투자레이스에 참여하는 스토리로 게임에 뛰어든다. 성격이 다른 4개의 상장종목에 투자해 수익률을 올려야 한다.

이 게임에서 주가를 결정하는 요인은 각 기업체의 활동과 세계 경제의 변화, 다른 투자자의 수급, 은밀히 전해지는 비밀 정보(때로는 가치 없는 쓰레기 정보) 등이다.

게임시간은 1시간이며 11세 이상으로 3~4명이 함께 즐길 수 있다.



◆두번째 인생에 걸다 ‘인생게임’

“연예인이 될테야!”, “난 운동선수 할래.”, “이 할애비한테는 이제 선생님이라고 불러다오.”

좀 더 쉽고 다양한 이야기를 즐기고 싶다면 인생게임을 추천한다. 인생게임은 게임을 할 때마다 다양한 직업을 선택할 수 있으며 그에 따라 플레이어는 다양한 일을 경험한다.



학위가 있어야 하는 직업카드를 뽑으면 대학 졸업을 해야 하고 주식 구입을 통해 자산을 늘릴 수 있다.

특히 직장을 먼저 구했을 때와 대학을 다니고 나서 직업을 구했을 때 차이점이 있으며, 보험을 들었다가 사고 후 받는 혜택도 경험할 수 있다. 또 재산관리와 경제 전반적 문제들을 체험할 수 있으며 주사위가 아닌 회전판을 통해 게임을 진행하기 때문에 호응이 좋다.

다른 게임에 비해 간단하고 다양한 인생을 체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기기에 안성맞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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