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조 MMF 증시 유입? 글쎄요

머니투데이 임상연 기자 2009.01.13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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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 구조조정 대비 실탄 확보가 우선...주식펀드도 수급기여 힘들 듯

100조원이 넘는 MMF가 주식시장으로 유입되기는 당분간 힘들어 보인다.

최근 MMF에 대규모 자금을 운용중인 시중은행 등 금융기관들은 기업 구조조정에 대비해 언제든 가용할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인데다 구조조정에 따른 자산건전성 악화에도 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13일 유수민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2008년 이후 MMF 설정액 증가는 은행 등 금융기관이 주도해 나간 것"이라며 "특히 BIS자기자본비율을 12%대로 올려야 하는 은행들이 기준금리가 하락하자 유동성 자산을 MMF로 운용해 조금이라도 추가 수익을 얻어보려는 행태 때문에 MMF 설정액이 급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해 11월말 기준 개인과 일반법인의 MMF 설정액은 각각 27조원, 8.9조원으로 전년말 대비 개인은 3조원 감소했고, 일반법인은 9000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반면 금융기관의 경우 44조원을 기록해 전년말 대비 6배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수민 애널리스트는 100조원이 넘는 MMF가 당장 주식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은 낮다고 지적했다. 그는 "오는 23일 건설·조선사 구조조정 대상기업이 선정될 것으로 예정된 가운데 구조조정이 본격 시행되면 은행도 부실자산 확정과 함께 구조조정 조달 비용이 필요하다"며 "따라서 현재 MMF로 쏠려있는 자금이 주식시장으로 유입되기는 당분간 쉽지 않다"고 예상했다.



주식형펀드의 증시 수급 기여도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증시 상승을 틈타 차익실현 및 손실만회성 환매가 이어지고 있는 반면 신규 자금유입은 미미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올 들어 지난 8일까지 국내 주식형펀드에서는 4000억원이 넘는 자금이 빠져나갔고 해외 주식형펀드에서도 200억원 정도가 이탈했다. 이로 인해 지난 8일 전체 주식형펀드 설정액은 139조9270억원을 기록, 올 들어 처음으로 140조원 아래로 내려갔다.

유 애널리스트는 "주식형펀드에서의 자금이탈이 지난해 말부터 지속적으로 관찰되고 있어 투신권의 적극적인 시장 참여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증시 상승을 틈탄 환매가 늘면서 투신권의 매매 추이도 매수에서 매도로 돌변했다. 올 들어 매수 우위를 보이던 투신권은 코스피 지수가 1200선을 돌파한 지난 7일부터 순매도세로 전환했으며, 이후 매일 2000억원 가까이 팔아치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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