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전 총장 "옥석가리기 서둘러야"

머니투데이 반준환 기자 2009.01.12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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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硏 초청 강연, "경제팀 신뢰와 리더십 회복 시급"

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은 최근 경제위기에 대처하기 위한 단기과제로 '정부경제팀의 신뢰와 리더십 회복'을 꼽았다.

정 전 총장은 12일 열린 금융연구원 초청 석학강좌에서 "지난해 환율이 급변동하는 과정에서 경제팀의 리더십이 실종돼 경제 불안정이 가중됐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경제팀의 신뢰와 리더십이 미국 경제팀보다 취약해 현재와 같은 금융위기에서는 치명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정 전총장은 구조조정과 관련해 "건설산업을 무리하게 지탱하는 것보다 적정 수준으로 조정되도록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금융기관이 빨리 옥석을 가리도록 유도하고 부실한 기업은 퇴출시켜 일시적인 유동성 부족에 처한 기업에 유동성을 공급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 전총장은 또 "지금의 경제위기는 금융위기인 동시에 오랫동안 지속돼온 경제 불균형에 따른 반작용"이라며 "단기적으로 금융시장에 돈과 신뢰를 공급하면서도 중장기적으로 뉴딜과 같은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토목건설 위주의 이른바 '녹색뉴딜'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보이지 않는다"면서 "비용과 효과를 충분히 감안하지 않고 추진되는 사업들은 결국 미래세대에 부담으로 남을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그는 1930년대 (미국) 뉴딜의 경우 테네시강 유역 개발사업뿐만 아니라 광범위한 금융규제, 노동자의 권익보호, 사회안전망 등 국가 개입의 확대가 주된 내용으로 경제운용의 패러다임이 바뀐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 전총장은 경제위기 원인에 대해 "경제의 양극화, 대외의존성 심화와 함께 일자리와 소득이 양극화됐고 그것이 가계의 부실을 가져와 경제위기의 뇌관이 됐다"고 진단했다. 이어 "건설·조선업 등의 부실에 따른 금융부실, 금융부실이 실물부문의 위축을 수반하는 총체적 위기 가능성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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