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연일 사상 최고치 수탁액을 경신하고 있는 머니마켓펀드(MMF)와 한국은행의 유동성 공급으로 기업어음(CP) 금리는 큰 폭으로 떨어졌다.
12일 장외 채권시장에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05%포인트 상승한 3.53%, 국고채 5년물은 0.08%포인트 오른 4.07%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CP 금리는 전날에 비해 0.27%포인트 하락한 5.66%에 마감했다. 100조원을 넘어선 MMF의 CP 매수 수요가 늘어난 데다, 한은이 환매조건부채권(RP) 매입을 통해 금융사의 CP 매입을 '지원사격'하고 있기 때문.
한은은 "CP 등 단기금융시장과 신용위험채권 거래 활성화를 지원하기 위한 목적이며 금융사들이 CP와 여신전문금융채 등 신용물에 투자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사실상 투자 가이드라인까지 제시했다.
한 증권사 채권 애널리스트는 "한은이 지난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RP로 돈을 받은 금융회사들이 어떤 채권에 투자하라고 미리 밝히고 가이드라인을 지켰는지 사후 보고까지 받고 있다"며 "자금을 적재적소에 공급시켜 신용물의 금리 하락을 유도하겠다는 한은의 강력한 의지로 인해 CP 등 신용물 금리 하락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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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따라 고사 위기에 몰렸던 카드·캐피털사(여신전문금융회사)의 기업어음(CP) 발행도 회생 조짐을 보이고 있다.
증권예탁결제원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여신전문금융회사의 CP잔액(1월9일 기준)은 9조6787억원으로 지난해 12월12일보다 1조1132억원 증가했다.
그간 여신전문사의 회사채·CP 발행은 시중은행까지 불어 닥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위험으로 사실상 '개점 휴업'한 바 있으나 최근 들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염상훈 SK증권 애널리스트는 "부실 우려로 회사채나 CP 발행 모두 시장에서 홀대받던 여신전문금융사들이 최근 CP 발행이 증가하면서 자금난에 숨통을 틔어주고 있다"며 "초단기 금융상품인 MMF 수탁액이 100조원을 돌파하면서 CP 수요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국채선물은 전일대비 4틱 하락한 112.21로 마감했다. 약세 분위기가 강했지만 외국인이 4854계약 순매수하면서 장을 받쳤다.
정성민 유진선물 애널리스트는 "시장의 기대치를 밑돌았던 금통위 여진이 국고채 입찰 맞물렸지만 비교적 견조한 양상을 보였다며 "장중 112선이 일시적으로 무너졌다가 이내 만회하는 모습이었고 풍부한 유동성에 대한 기대와 외국인의 매수세가 시장의 하락을 막아줬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