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미네르바를 찾아라?

머니투데이 정현수 기자 2009.01.12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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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네르바 진위 공방 가열·…기술적으로는 "문제 없어"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의 진위 여부를 두고 끊임없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검찰이 미네르바로 지목한 박대성(30)씨의 나이와 경력 등이 인터넷 경제논객으로 추앙을 받았던 미네르바라는 사실로 받아들이기엔 미심쩍은 부분이 적지 않다는 것이 이유다.

검찰은 지난 7일 박씨를 긴급체포하면서 "미네르바가 회원 가입 때 제출한 신상정보를 다음 (41,600원 ▲600 +1.46%)으로부터 확보한 뒤 IP(인터넷주소)를 추적했다"고 밝혔다. 아이디(ID)와 주거지 등 기본적인 정보와 함께 글을 쓸 때 남겨지는 IP를 대조해 '진짜' 미네르바를 찾아냈다는 설명이다.



이에 대해 포털업계 종사자들은 최소한 '기술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검찰의 설명에 문제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개인 사용자의 경우에는 유동 IP를 사용하기 때문에 인터넷을 사용할 때마다 IP가 달라지는 것은 맞지만 특정 지역에 할당된 IP 대역이 있어 비슷한 IP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즉, 검찰이 밝힌대로 '211.178.***.189'라는 미네르바의 IP가 인터넷을 사용할 때마다 부분적으로 다를 수는 있지만 거의 유사한 형태를 띠게 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중복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박씨가 포털 다음에 가입할 때 남긴 신상에 관한 정보도 박씨가 '진짜' 미네르바라는 데 무게를 더하고 있다. 검찰이 다음에서 진짜 미네르바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를 건네받았을 것이라는 파악이 되기 때문이다.

통상 수사기관의 협조 요청이 있을 경우 포털업체들은 회원의 이름과 ID, 주소 등을 수사기관에 제공할 의무가 있다. 또 영장이 발급될 경우에는 로그인 기록, IP 등 통신 기록까지 제공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에서 제기하는 것처럼 대필 등의 가능성은 확인할 수 없겠지만 여러 정황을 종합해 볼 때 다음 아고라에 미네르바라는 필명으로 글을 쓴 사람은 같은 장소에서 같은 아이디로 접속한 사람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지적에도 불구하고 미네르바의 진위 공방은 그치지 않고 이어지고 있다. 일부 네티즌들 사이에선 '진짜' 미네르바는 따로 있다는 주장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같은 주장의 근거는 어떤 방법으로든 '조작 가능하다'는 분석부터 정치적 '음모론'을 제기하는 의견까지 다양하다.

이 중에서 자신을 미네르바의 지인이라고 밝힌 'readme'라는 네티즌은 12일 "진짜 미네르바는 잘 지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 네티즌은 진짜 미네르바의 성도 박씨의 P가 아니라 K라고 밝히는 등 구체적인 사례를 들기도 했다.

이처럼 진위공방이 이어지자 검찰은 수감 중인 박씨를 소환해 글을 작성한 정확한 경위와 함께 제2, 제3의 미네르바가 존재하는지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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