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전]"당분간 한파가 이어지겠습니다"

머니투데이 김진형 기자 2009.01.12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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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닝시즌 시작..증시 급락 가능성은 낮아

지난해 말부터 증시는 기대와 현실 사이의 줄다리기였다. 기대는 정책이었고, 현실은 펀더멘털이었다.

연말연초 증시가 랠리를 보였던 것은 두말할 것 없이 기대가 현실보다 강했기 때문이다. 전 세계 정부의 일사분란한 구제금융과 경기부양 정책이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고 경기회복 시점을 앞당길 것이라는 기대였다. 제로 수준까지 떨어진 금리는 안전자산 선호도를 어느 정도 떨어뜨렸고 상대적으로, 또 절대적으로도 지나치게 싸진 주가는 투자자들을 증시로 이끌었다.

하지만 당장 이번 주부터 기대감에 밀렸던 현실이 힘을 발휘할 전망이다. 기업실적 발표가 시작되고 각종 거시경제 지표가 발표된다. 최악의 성적표가 예상되는 가운데 그 동안 발표되고 실시된 정책의 힘이 이를 상쇄할만큼 충분히 강해지지 못한 상태다.



막대하게 풀린 유동성이 금융시장을 안정시키고 있지만 유동성 랠리라고 할만큼 자금이 증시로 밀려오지는 않고 있다. MMF에 몰린 돈이 100조원을 넘어섰고 지난 9일 실시된 한국은행의 환매조건부채권(RP) 매각에는 은행들이 80조원을 싸 들고 뛰어왔다. 구조조정이 신속하게 진행돼 부실기업에 대한 옥석가리기가 일단락돼야 자금이 본격적으로 흐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금융감독당국이 밝힌 구조조정 대상 확정 시기는 이달말이다.

상대적으로 싸다는 평가를 받았던 주가는 연말연초의 반등으로 인해 밸류에이션 매력은 희석되고 있다. 주가가 떠 빠지거나 실적이 개선돼야 투자할 메리트가 생길 테지만 기업실적의 바닥이 지난해 4분기일지, 올해 1분기일지 아니면 상반기에도 힘들지는 아직 가늠하기 어렵다.



물론 현실의 힘이 얼마나 강할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다. 투자자들은 지난해 가을 엄혹한 현실의 힘을 경험하면서 어느 정도 맷집이 생겼다. 또 예고도 없이 두드려 맞기만 했던 당시와는 달리 지금은 가드(guard)를 올릴 수 있는 시간은 주어졌다. 게다가 지금은 '기대'라는 진통제가 있다. 경제가 더 나쁘면 각국 정부는 더 강한 진통제를 내놓는다.

냉정하게 대응하되 너무 겁먹을 필요는 없다는 얘기다. 차분히 현실의 폭풍을 견디고 그 이후 방향성을 모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지적들은 그래서 나온다.

미래에셋증권은 "4분기 기업실적 및 경제지표 부진은 시장에 반영되어 왔기 때문에 발표치가 시장 예상치에만 부합해 준다면 지수의 급격한 하락 가능성은 낮다고 보여진다"며 "시장의 방향성은 국내외 비중 있는 기업들의 실적발표 이후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기상청은 이번주 맹추위가 이어질 것이라고 예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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