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건설사 구조조정 전까지 사절"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2009.01.11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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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풍향계]코스닥 상장업체 융통어음 문의 쇄도

"잔 펀치 여러 번 보다 큰 펀치 한 번이…." 그동안 소리만 무성하던 건설사 구조조정에 대한 명동 사채업시장의 반응이다. 명동에서는 당초 23일로 시한이 예고된 건설사 및 중소형 조선사 구조조정 '강도'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퇴출업체의 윤곽이 드러나는 시점이 늦춰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명동은 그때까진 '숨고르기' 모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비교적 건실하다고 알려진 지방 건설업체의 부도로 명동시장은 더욱 얼어붙었다. 설날을 앞두고 코스닥업체의 융통어음 발행 문의가 쏟아졌으나 선뜻 자금을 풀지도 않고 있다.



◇건설사에 "냉담"=지난주 명동시장은 '비상'이 걸렸다. 지난 6일 울산지역 건설업체 A사가 최종 부도 처리되면서 피해액을 파악하느라 분주했던 탓이다.

A사는 전국 1만여개 업체 가운데 시공능력평가순위는 356위 정도지만 울산지역에선 다섯손가락에 드는 업체다. 업계에선 A사의 부도액을 400억원대로 보고 있으며, 하청업체 등에 발행한 어음까지 합하면 피해액이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추정한다.



명동시장의 피해액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방 건설사치고는 규모가 작지 않았고 불과 2년 전 은행권에서 '모범중소기업'으로 선정된 전력도 있어 거래를 시작한 게 막대한 피해로 돌아왔다는 얘기다.

명동 관계자는 "현대자동차와 관련된 공사를 주로 수주했으나 자동차업계의 불황으로 타격을 입은 데다 건설사 구조조정 등의 여파로 자금줄이 막힌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명동 자금시장의 '한파'는 더욱 매서워졌다. 건설사와 조선사의 구조조정이 예고됐고, 몇몇 대기업그룹마저 자금난을 겪는 것으로 알려져 더욱 위축된 모습이다. 명동시장에선 적어도 이달 말까진 이렇다할 자금거래가 없을 것이라고 내다본다.


◇융통어음 발행문의 쇄도=자금수요가 많은 설을 앞두고 코스닥 상장업체의 융통어음 발행 문의도 부쩍 늘었다. 융통어음은 운전자금 조달이 목적인 일종의 '차용증'이다. 이 어음이 등장했다면 자금사정에 '황색등'이 켜졌다는 신호다.

디스플레이 부품 제조업체 B사는 3억원이나 5억원 단위의 융통어음 발행을 타진해왔고, 소프트웨어업체 C사는 5억원 규모로 문의했지만 명동시장은 묵묵부답이었다.

D사의 경우 이미 시장에 5억4000억원의 융통어음이 나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명동 관계자는 "마음만 먹으면 단돈 1억원으로 코스닥업체를 인수할 수 있다는 말이 나돈다"면서 "그만큼 일부 코스닥업체의 경우 경영상태가 최악"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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