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실업 홍수'에 일제 하락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9.01.10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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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감소 전후 최대..금융-기술주 약세

미국의 지난해 비농업부문 고용자수가 제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많이 감소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미 증시가 일제 하락 마감했다.

9일(현지시간) 뉴욕 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에 비해 143.28포인트(1.64%) 하락한 8599.18을 기록했다. 이로써 다우지수는 이번 한주간 4.8% 떨어졌다.
S&P500지수는 19.38포인트(2.13%) 내린 890.35로 마감했다. 주간 하락률은 4.5%.
나스닥 지수 역시 45.42포인트(2.84%) 물러선 1571.59로 장을 마쳐 한주간 3.7% 낙폭을 보였다.

미 증시는 고용지표 악화로 개장초부터 급락세를 보였다.



미국 노동부는 이날 지난 12월 비농업부문 고용자수가 52만4000명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지난해 비농업부문 일자리는 총 258만9000개가 사라져 2차 세계대전이 끝난 1945년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실업률도 15년래 최고치로 치솟았다. 12월 실업률은 7.2%를 기록, 앞서 발표된 전문가 예상치 7%를 상회했다. 전달 대비로도 0.5%포인트 상승했다 .



국제유가가 배럴당 40달러 아래로 하락, 에너지 관련주가 약세를 보인 점도 지수 약세를 부추겼다.

고용악화가 이미 예상된 악재라는 점이 반영되며 장 후반 낙폭이 축소되는 듯 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은 "고용악화는 신속한 경기부양책 집행의 필요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 부양책 조기 집행 기대감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주말 리스크'를 회피하기 위한 매도 물량이 후반 집중되며 장중 최저치 수준에서 장을 마쳤다.


◇ 금융-기술주 약세 주도

경기침체 심화의 직격탄을 맞는 금융주들이 일제 약세를 보였다.
주식브로커리지 매각 추진 소식과 로버트 루빈 고문 사임 소식이 겹친 씨티그룹 주가는 5.7% 하락했다.

씨티그룹은 이날날부로 루빈이 고문직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씨티는 이날 성명에서 루빈이 주총때까지 이사직은 유지하지만 재선에 도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미 경제전문방송 CNBC는 또 씨티그룹과 모간스탠리가 주식 영업 통합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CNBC는 소식통의 말을 인용, 양사의 합작은 사실상 씨티그룹이 주식 영업부문인 스미스바니를 떼내 모간스탠리에 매각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모간스탠리 주가는 1.2% 올랐다.

반도체 칩 메이커 램버스는 마이크론 테크놀러지를 상대로 제기한 특허침해 및 로열티 청구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39% 폭락, 기술주 약세를 주도했다. 전날 강세를 보인 마이크로소프트도 3% 하락하는 등 기술주들이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반면 스마트폰 제조업체 팜은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CES에서 공개한 차세대 운영체제(OS) '노바'(Nova)를 탑재한 스마트폰이 호평을 받으면서 33.9% 폭등, 이틀째 강세를 이어갔다. 팜은 전날에도 34% 폭등, 기술주 강세를 주도했다.

◇ 유가 한때 40달러 하회..달러는 강세

고용지표 악화 여파로 국제 유가가 한때 배럴당 40달러 아래로 내려가는 등 나흘째 약세를 이어갔다.

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87센트(2.1%) 하락한 40.83달러를 기록했다. 장중 한때 29.38달러를 기록, 올해 들어 처음으로 배럴당 40달러 아래로 내려가기도 했다.

이로써 국제유가는 한주간 12% 급락했다. 이는 한주간 25% 폭락했던 지난달초에 이어 5주만의 최대낙폭이다.

세계 최대 에너지 소비국인 미국의 고용악화로 원유 수요 감소가 심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가를 끌어내렸다.

고용지표 악화에도 불구하고 달러화가 주요 통화대비 강세를 보였다.
일자리 감소폭이 예상보다 작았다는 점이 강세배경이 됐다.

뉴욕 외환시장에서 오후 4시23분 현재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에 비해 2.62센트(1.90%) 하락(달러가치 상승)한 1.3441달러를 기록했다.
달러/파운드 환율도 0.24% 내렸다.

엔/달러 환율은 0.98% 하락(엔화가치 상승)한 90.30엔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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