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빈, 씨티 떠난다..'금융위기 책임론' 굴복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9.01.10 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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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루빈(사진) 씨티그룹 선임 고문이 결국 씨티를 떠나기로 했다.

씨티그룹은 9일(현지시간) 이날부로 루빈이 고문직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다.
씨티는 이날 성명에서 루빈이 주총때까지 이사직은 유지하지만 재선에 도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루빈, 씨티 떠난다..'금융위기 책임론' 굴복


비크람 팬디트 씨티 회장은 "루빈 고문이 씨티를 위해 많은 소중한 일을 해왔다"며 루빈의 사퇴를 확인했다.



루빈 고문의 사퇴는 씨티그룹 이사회의장으로 씨티그룹의 부실화와 금융버블 확대를 조장했다는 비판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루빈은 그러나 씨티그룹의 경영악화는 금융시스템의 문제때문이며 자신은 책임이 없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씨티의 공식 발표에 앞서 루빈의 사퇴를 처음 보도한 월스트리트 저널은 측근의 말을 인용, 루빈 고문이 자신을 둘러싼 비판에 지쳤다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클린턴 행정부시절 재무장관을 지낸 루빈은 1999년 이후 씨티그룹에 몸담으며 이사회 의장을 역임했다. 재직시 스톡옵션을 제외하고도 1억1500만달러의 보수를 받은 점도 끊임없이 언론에 회자됐다.

씨티그룹은 지난 한해동안 200억달러의 손실을 기록, 정부로부터 최소 450억달러의 구제금융을 받게되는 처지에 놓였다.


루빈 고문이 앞으로 어떤 일을 맡게 될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씨티그룹 은퇴가 '완전한 은퇴'를 의미하는 것으로 보는 견해는 거의 없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자의 경제팀은 이른바 '루빈사단'으로 불리는 인사들로 채워져 있다.

로랜스 서머스 국가경제위원회 의장 내정자,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 내정자 등은 모두 클린턴 행정부 당시 '신자유주의' 이념을 주도한 루빈의 경제정책, 이른바 '루비노믹스'를 신봉하는 인사들로 분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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