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 검찰서도 "한국경제 어렵다" 부정적 전망

머니투데이 김만배 기자 2009.01.09 1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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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구조조정 예고… 검찰, 컴퓨터서 발틱운임지수 등 활용한 단서 확보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로 알려진 박대성씨가 검찰 조사에서도 '한국경제의 전망'을 어둡게 예측하는 등 그 간의 '소신'을 굽히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는 검찰에서 작성한 '2009 한국경제의 동향'을 통해 "올 한국경제가 어려울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 놓은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박씨는 지난해 7월 리먼브러더스의 부도를 예고한 이후 주가지수가 500으로 떨어지고 주택가격은 반토막 날 것이라는 부정적 전망을 계속해 왔다.

'2009년 한국경제의 동향'은 검찰이 박씨의 경제적 식견과 전문성 등을 확인하는 차원에서 작성을 요구한 문건이다.



박씨가 이같이 전망한 배경에는 중국 내수시장의 침체가 꼽혔다.

박씨는 "중국의 소비심리 위축으로 내수시장이 침체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제하면서 "한국의 내수시장이 이를 대신 받쳐줘야 하는데 그럴 만한 여력이 안된다"고 밝혔다.

박씨는 또 "한국 자영업자들의 상당수는 어려워 질 것"이라 했다. 따라서 2005년의 자영업자들에 대한 1차 구조조정에 이어 올해 2차 구조조정이 도래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함께 내놨다.


이에 대해 검찰 수사팀 관계자는 "박씨가 도표까지 첨부하면서 이같이 예측했지만 (내용은)상식 수준"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단기간에 이같은 내용을 거침없이 써 내려가는 박씨의 경제적 식견과 문장 구성능력에는 검찰도 상당히 놀란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는 '2009년 한국경제의 동향'에 대해 작성해보라는 검찰의 요구에 40여분 만에 이 문건을 완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검찰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박씨 컴퓨터의 하디디스크 내용 등을 분석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검찰은 박씨가 세계경기의 상승 및 침체 등을 알려주는 풍향계라고 볼 수 있는 발틱운임지수(BDI·벌크운임지수) 등 상당수의 경제관련 전문 자료 등을 글쓰기에 활용한 사실을 밝혀냈다.

BDI지수는 해운과 조선업의 업황뿐 아니라 이머징 국가들의 성장모멘텀 등이 지속될 수 있는지의 현황을 살펴볼 수 있는 중요한 지표 구실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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