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투'의 달콤함에 현혹되지 말라

머니위크 지영호 기자 2009.01.16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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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기자수첩

"반짝인다고 다 보석은 아니다."

부동산 투자자들 사이에서 L씨는 상당히 유명하다. 그는 부동산 투자를 통해 100억원 상당의 자산을 쌓았다. 최근에는 강의와 출판을 통해 '100억 만들기 신드롬'을 일으키며 명성을 얻고 있는 인물이다.

하지만 '공투족'(공동투자자) 사이에서 이 양반은 '헛다리짚기 선수'로 통한다. 그가 결성했다는 공투 프로젝트의 성적이 보잘 것 없기 때문이다.



재야의 고수로 통하는 K씨도 부동산 강좌로 이름을 날리고 있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한참이나 곪아있는 인물이다. 지인들을 동원해 특정 부동산을 미리 사들인 다음 강좌나 세미나에서 그 지역이 뜬다며 호가를 올려놓고 매도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명성이 바닥에 떨어졌다.

그가 추천한 '공투'에 매물이 묶여 고생하고 있는 사람도 꽤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K씨의 명성에 혹해 어떤 공투인지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았던 '묻지마 투자자'들은 지금 시련의 계절을 보내고 있다.



부동산 공동투자가 성공하는데 있어 가장 큰 역할을 하는 것이 바로 리더의 자질이다. 리더는 공투 팀원들의 의견을 조율하고 최종 의사를 결정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수익성에 절대적인 변수다.

그런 리더에게 부동산을 보는 안목과 빠른 판단력보다 더 중시되는 항목이 바로 도덕성이다. 투자자는 주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기도 하고 그동안의 투자 결과로 판단하지만 도덕성은 여간해서는 쉽게 드러나지 않는다.

따라서 도덕성을 판단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동안 지켜보는 것이 가장 확실한 방법이다. 그동안 리더와 함께 했던 투자자들과 정보를 공유하다 보면 그에 대한 진짜 이야기를 듣기도 한다.


명성이 있는 전문가가 오히려 투자에 소홀할 가능성도 있다. 강의 스케줄이 빡빡한 사람이 개별 부동산에 정성을 쏟을 여유가 없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때로는 이름만 빌려주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아무개씨가 투자자를 모집한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부나방처럼 모여든다. 투자의 달인과 한배를 탔으니 이 배는 보물섬으로 갈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하고 있는 것이다. 공투세계에서 잡음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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