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은 제2, 제3의 미네르바가 나오지 않도록...

머니투데이 류철호 기자 2009.01.08 1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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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국내외 경제상황을 예측한 글로 네티즌 사이에서 '얼굴 없는 경제대통령'이라고 불리는 인터넷 경제논객 '미네르바'는 서른 살에 직업이 없는 박모씨였다.

50대도, 증권맨도, 오랫동안 해외에 체류한 해외파도 아니었다. 현재까지 검찰이 밝힌 것으로는 그렇다.



검찰은 8일 오후에 열린 관련 브리핑에서 박씨의 실명은 물론 어디에서, 어떻게 그를 체포했는지, 그를 체포케 한 결정적 어떤 사건이나 글은 뭔지 등 기본적인 것조차 기자들에게 알려주지 않았다.

검찰은 빨리 미네르바의 실체를 국민에게 소상히 알릴 필요가 있다. 미네르마 체포 소식이 전해지자 인터넷은 벌써부터 박씨가 미네르바가 아니라는 댓글이 봇물을 이루는가 하면, 그를 석방하라는 인터넷 서명운동으로 달아오르고 있다.



심지어는 미네르바가 폭발적인 인기를 끌자 '가짜' 미네르바가 기승을 부리며 국민들을 호도하며 혼란을 부추겨 온 마당이다. 미네르바의 실체를 베일에 감춰두는 것은 자칫 그를 진짜 '영웅'으로 만드는 제2, 제3의 우(愚)를 범하는 것일 수 있다.

검찰이 시급히 미네르바의 정체를 드러내야할 이유는 또 있다. 기획재정부조차 "미네르바를 고소한 적 없다"고 밝혀 검찰의 수사착수 배경이 석연치 않게 됐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적잖은 사람들이 검찰이 '미네르바'를 체포한 배경에 정부의 입김이 작용한 것은 아닌가 하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정부정책을 비판했다는 이유만으로 법의 잣대를 들이대 손목에 수갑을 채우는 검찰의 모습을 국민이 어떤 눈으로 보겠는가.


우리는 미네르바를 통해 우리 사회의 불만과 분열의 원인을 보았다. 미네르바의 극단적인 공격성과 비약, 이념에 집착한 선동적인 표현 등은 시대가 낳았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가 아니라도 누군가가 했을지 모른다. 검찰은 하루라도 빨리 그의 실체와 주장의 진실과 허구를 드러내어, 그로 인해 야기된 실직과 침체 등의 공포에 떨고 있는 국민에게 안정감을 되돌려 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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