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펀드 '돈가뭄' 끝? ‥10개월만에 '순증'

더벨 한희연 기자 2009.01.08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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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 채권투자 확대.. 수익률 정기예금 추월

이 기사는 01월08일(11:32)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채권펀드가 올해 기관투자가들의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줄줄이 새기만 하던 채권펀드 수탁액이 10개월만에 증가했다.



대형 기관투자가들이 올해 가장 유망한 투자대상으로 채권을 꼽고 있어 자금유입이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특히 지난해 막판 채권 초강세에서 소외됐던 회사채 펀드에 자금이 몰릴 것이란 예상이다.

◇ 기관투자자, 채권펀드에 대규모 위탁 ... "올해는 채권의 해"



8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6일 현재 채권 펀드 설정액은 30조7670억원을 기록 중이다. 최근 보름새 약 1조원 가량 늘어난 것으로 새해들어 우정사업본부 등 대형 연기금의 자금집행에 힘입은 바 크다.

채권 펀드 설정액은 지난해 3월 43조원을 기록한 이후 9개월 연속 큰 폭으로 줄었다. 지난해 12월엔 반토막에 가까운 29조원대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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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미국발 금융위기가 한 풀 꺾이고 한국은행의 대폭 금리인하와 유동성공급 이후 분위기가 반전되는 양상이다. 지난해 주식비중을 늘렸던 대형 연기금들이 주가폭락으로 된통 당한데다 향후 실물경제 침체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되는 것도 채권펀드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우정사업본부는 올들어 지난 6일까지 총 5000억원의 자금을 채권 펀드에 위탁했다. 이달에 추가로 2000억원 가량을 더 위탁할 계획이다. 올해는 주식보다는 채권 투자가 수익이 더 좋을 것이란 판단 때문이다. 사학연금도 올해 채권투자 비중을 크게 확대하는 쪽으로 기금운용 계획을 잡고 있다.

◇ CD·정기예금 등 경쟁상품 매력 줄어

양도성예금증서(CD)나 은행 정기예금 등 경쟁 투자상품의 기대수익률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어 채권펀드의 상대적 매력을 높여주고 있다. 7%대를 넘어갔던 시중은행의 1년 정기예금 상품의 평균 금리는 지난해 11월 5.93%로 떨어졌다. 올 들어서는 더 내려가고 있다.

CD금리 역시 한국은행이 1%포인트의 대폭 금리인하를 단행하고 올해 더 내릴 것으로 예상되면서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유동성 자산으로라면 모를까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CD에 투자하기는 현재로서는 어려운 실정이다.

반면 자산운용사 전체 채권 펀드의 지난해 평균 수익률은 8.84%로 정기예금 금리보다 훨씬 높았다.

조중재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와 채권 펀드의 수익률이 역전됐다"며 "채권형 펀드로의 자금유출입은 CD금리와 채권 펀드 수익률간의 금리차 확대·축소에 후행했다"고 분석했다. 현재는 채권 펀드로 자금이 들어올 시점이라는 얘기다.



◇ 기관투자가, 자산배분 수정중…회사채 비중 ↑

이도윤 한국투신운용 채권운용본부장은 "지난해 주식 등 투자에서 큰 손실을 본 투자자들이 자산배분을 다시 하고 있다"며 "수익률만 바라보던 투자성향이 리스크관리도 함께 생각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형기 산은자산운용 상무도 "경기가 저점을 치고 회복국면으로 진입하지 않는 이상 당분간은 채권이 안정적으로 수익을 확보할 수 있는 투자대상으로 각광받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지난해 전폭적인 기준금리 인하에도 불구하고 금리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던 회사채 관련 펀드가 올해는 각광을 받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우정사업본부 펀드의 회사채 투자 비중은 40%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성진 삼성투신운용 채권1팀장은 "회사채 발행에 엄두를 못 냈던 기업들이 최근 채권을 발행하고 있다"며 "회사채 투자가 늘고 있고 채권 펀드의 수익률도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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