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마감]고용·실적·유가 '삼각파도'..다우2.7%↓

뉴욕=김준형 특파원 2009.01.08 0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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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고용 '최악', 인텔 등 실적 하향, 유가 12% 폭락

고용지표 악화와 기업실적 경고가 겹치면서 뉴욕 증시가 일제히 급락했다.

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지수는 전날에 비해 245.40포인트(2.72%) 떨어진 8769.70을 기록했다.
S&P500지수는 28.05포인트 밀린 906.65로 마감했다. 나스닥지수 역시 53.32포인트(3.23%) 떨어진 1599.06으로 장을 마쳤다.

개장전 12월 민간 고용이 사상 최대폭 감소한 것으로 발표되면서 일찌감치 투자심리가 냉각됐다. ADP는 지난해 12월 민간 부문 고용이 69만3000명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ADP가 지표 집계를 시작한 2001년 이후 최대 감소폭이며 월가 예상치(49만5000명)도 크게 웃도는 것이다.
세계 최대 반도체 칩 메이커 인텔, 세계 최대 알루미늄 업체 알코아, 미 최대 미디어 그룹 타임워너 등 3개 대기업들의 어두운 실적전망과 구조조정 계획 발표가 더해지면서 더욱 '팔자'주문이 늘었다.



다음주 알코아의 실적발표를 기점으로 시작되는 '어닝시즌'의 충격을 우려, 미리 주식을 팔고자 하는 심리가 투자자들 사이에 확산됐다.
국제유가가 12% 폭락하면서 엑슨모빌 등 에너지 관련주가 급락한 점도 지수 부담이 됐다.

결국, 장중 반등시도 한번 없이 3대 지수가 모두 장중 최저점 수준으로 마감했다.



◇ 인텔 알코아 타임워너, '어닝시즌' 험로 예고

다우지수 구성종목인 인텔과 알코아가 동시에 암울한 소식을 내놓으며 지수 하락을 주도했다. GM이 4.8% 반등하고 몬산토가 1분기 순익이 54% 급등했다는 소식으로 주가가 17.7% 급등했지만 시장 분위기를 주도하지는 못했다.

씨티가 4.16%, J.P모간 6%, 골드만삭스 4.75% 등 금융주가 일제 하락했다.
추가상각 우려가 낙폭을 키웠다.
쪽집게 애널리스트로 통하는 오펜하이머의 메리디스 휘트니는 지난해 4분기 모기지담보부증권(MBS) 신용등급 추가 하락 여파로 월가가 400억달러 추가 자산 상각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에 따라 월가의 자본 확충 요구가 내년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 점유율 80%의 세계 최대 컴퓨터칩 생산업체인 인텔은 15일 공식 실적 발표를 앞두고 이날 지난해 4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의 107억달러보다 23% 감소한 82억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인텔이 제시한 실적 전망치 약 90억달러와 블룸버그통신 전문가 예상치 88억달러에 모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주가는 6% 떨어졌다.

미 최대 미디어그룹 타임워너도 급격한 경기침체로 지난해 연간 순이익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6.28% 하락했다.
타임워너는 타임워너 케이블과 AOL, 기타 출판 부문의 무형자산 가치 하락에 따른 1회성 상각액이 25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손실전망 이유를 밝혔다.
타임워너는 불과 두달전인 지난해 주당 1.07달러의 이익을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한바 있다.



앞서 세계 최대 알루미늄 업체 알코아도 6일 장 마감후 실적 악화에 직면,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알코아는 전세계 종업원의 13%에 해당하는 1만3500명의 인력을 감축하고 4개 사업부문을 매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용평가회사 스탠더드 앤 푸어스(S&P)는 이날 알코아의 신용등급 하향을 검토중이라고 경고했다. 알코아 주가는 10.16% 급락했다.

◇ 유가, 내림세 계속

미 에너지 재고가 예상보다 늘어난 여파로 국제 유가가 7년만의 최대 낙폭을 기록하며 배럴당 42달러 선으로 내려섰다.



7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2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중질유(WTI) 가격은 전날에 비해 배럴당 5.95달러(12.2%) 떨어진 42.63달러로 마감했다. 하루 낙폭으로는 9.11테러 직후인 2001년 9월24일 이후 최대이다.
국제유가는 전날 배럴당 50달러까지 도달하는 등 최근 반등세를 보여왔다.

미 에너지부는 이날 지난주말 기준 원유 재고가 전주 대비 670만배럴 늘어난 3억2540만배럴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에너지 정보 제공업체 플래츠가 집계안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증가 예상치는 150만배럴이었다.
휘발유 재고는 330만배럴, 난방유 등 정제유 재고도 180만배럴 늘어났다.

고용지표가 부진한 것으로 발표되고, 인텔 알코아 타임워너 등 미 주요 기업들이 잇따라 어두운 실적 전망을 내놓은 점도 수요 감소 전망을 확산시켰다.
중동지역 긴장이 다소 완화된 점도 유가 하락에 기여했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이날 성명을 통해 요구 조건이 충족될 경우, 이집트와 프랑스가 공동 제안한 휴전 중재안을 받아들일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고용지표 악화 영향으로 달러화 가치는 주요 통화대비 하락했다.
오후 3시38분 현재 달러/유로 환율은 전날에 비해 0.88센트(0.65%) 상승(달러가치 하락)한 1.3625달러를 기록했다.
달러/파운드 환율도 1.36% 올랐다.
엔/달러 환율은 1.13엔(1.12%) 하락(엔화가치 상승)한 92.52엔에 거래됐다.
주요 6개 통화대비 달러인덱스 DXY는 전날에 비해 0.69% 떨어졌다.

◇ 고용 불안 계속

지난해 12월 미국의 민간 고용이 사상 최대폭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ADP는 지난해 12월 민간 부문 고용이 69만3000명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ADP가 지표 집계를 시작한 2001년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이는 또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블룸버그통신 전문가들은 지난해 12월 민간 고용이 49만5000명 감소했을 것으로 예상했다.

ADP는 또 지난해 9~11월간 민간 고용 감소도 103만명으로 수정 제시했다. 이는 이전 발표치의 2배 수준이다. 이로써 ADP와 미 노동부간 집계 차이가 크게 줄어들었다. 노동부는 같은 기간 민간 부문에서 129만명이 일자리를 잃은 것으로 집계했다.

노동부는 9일 고용 지표를 발표한다. 블룸버그통신 전문가들은 노동부가 지난해 12월 50만명의 고용 감소를 발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예상대로라면 미국의 실업률은 15년래 최고인 7%까지 상승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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