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협상의 진정한 승자는 '누구'?

머니투데이 김지민 기자 2009.01.07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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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선택 자유선진당 원내대표

숨가쁘게 달려온 여야 입법전쟁이 남긴 승자와 패자는 누구일까.

끊어질 듯 조마조마한 협상의 줄타기에서 무게중심을 맞춰 온 사람이 있다. '합리적 중재자' 역할을 자임했던 권선택 자유선진당 원내대표.

권 원내대표가 그 몫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만큼은 여야 이견이 없다.



지난 5일 여섯 시간 가량의 마라톤협상 끝에 결국 '협상 결렬'이라는 사태까지 도래했을 때 그는 민주당으로부터 회담 중재를 재개 해달라는 '러브콜'을 받았다. 기본적인 신뢰가 깔려있다는 증거다.

여야 교섭단체 협상이 시작된 지난달 20일부터 타결된 시점까지 각 당 원내대표와 무려 50여 차례 물밑 접촉을 해왔던 그다.



그래서인지 "이번 협상은 지금까지 해왔던 협상 중에서 가장 힘들고 어려웠던 협상이었다"고 소회를 밝혔다.

권 원내대표는 "이번 협상은 주어진 여건 속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지 최선은 아니었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특히, "방송법은 여야가 매우 극명한 차이를 보여 수습이 어려웠다"며 "입장이 계속 바뀌는 한나라당과 민주당 입장을 담아내기가 굉장히 어려웠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막판에 재외국민참정권 문제가 제기됐을 때 매우 당황스러웠지만 민주당이 요구한 정치개혁특위와 한나라당이 요구한 임시국회 건으로 봉합이 됐다"고 설명했다.

권 원내대표가 여야 의원들 사이에서 높이 평가되는 부분은 중재자의 역할을 맡았지만 이에 머무르지 않고 보다 적극적인 액션을 취해왔다는 점이다. 최종 협상안의 토대가 됐던 가(假)합의안이 정곡점이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비준 동의안이 외통위에 직권상정 된 이후 여야 간 대화의 필요성을 절감했던 그는 FTA문제를 비롯 예산안 처리 과정에서의 문제점, 방송법, 금산분리 완화 등에 대한 입장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각 당에 의견을 구했고 이를 취합해 가합의안을 만들었다.

중재안까지 기획하며 동서남북으로 활약한 그는 이번 기회에 원내대표 협상의 문제점도 포착했다. 각 당 원내대표가 협상의 전권을 갖고 협상에 임해야 하는데 당 내 분파에 의해 협상권이 제안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나름대로의 원칙을 갖고 판단을 함에도 불구하고 마치 각 당에 불리한 의견을 말하면 편을 드는 것처럼 보여 애를 먹었다"며 중재자로서의 어려움도 토로했다.



권 원내대표는 여야가 합의문에 마련한 '합의처리에 노력한다'는 문구를 두고 갈등 조짐을 빚고 있는 것에 대해 "협상 용어기 때문에 서로에게 유리하게 판단할 것"이라며 의미 부여를 자제했다.

향후 역할과 관련해선, "교섭단체 원내대표는 아니기 때문에 지위에 맞게 행동 할 것"이라면서도 "비공식적으로 접촉과 조율하는 역할은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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