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임원들 "나 떨고 있니?"

머니투데이 신혜선 기자 2009.01.07 12:16
글자크기

임원 절반 축소설 등 대대적인 인사개편 앞두고 '초긴장'

민영화 3기를 맞은 KT (36,350원 ▼200 -0.55%)가 말그대로 폭풍전야다.

최근 '경영디자인TF'팀이 이석채 사장 내정자에게 본사 조직을 '개인·가정·기업고객' 중심으로 재편하는 3가지 안을 보고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현직 임원을 최대 절반 가까이 줄이는 대대적인 인사를 단행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이 때문에 7일 현재 승진 인사를 위한 인사고과 평가를 진행하는 KT 내부 분위기는 살얼음판이다. KT 내부 관계자는 "본사 인력을 20~30% 줄이는 방안은 물론 담당을 포함한 임원수를 절반으로 축소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

예년의 경우는 상무대우만 50여명, 부장급은 150명에 달했던 승진 인사폭도 이번에는 대폭 축소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KT와 KTF가 합병하게 되면 50여명에 이르는 KTF 임원들이 대거 KT로 유입되기 때문에 이를 대비하기 위한 사전조치라는 분석이 임원 축소설을 뒷받침하고 있다.



KT 본사 임원을 줄이게 되면 임원들의 대대적인 물갈이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관리조직을 줄이고 현장중심으로 조직을 전면 배치하면서 최악의 경우에 본사 임원을 절반으로 축소시킬 수 있다고 보고 있다.

KT텔링크, KT텔레캅, KT네트웍스 등 KT 자회사의 대표와 전무급 임원들의 임기도 지난해말로 종료됐기 때문에 일부 KT 임원들이 자회사로 대거 이동할 가능성도 높다.

KTF의 권행민 대표(KT 그룹전략CFT장) 역시 임기가 전임 사장의 잔여임기라는 점에서 이번 주총에서 재선임을 받아야 한다. 물론 권 대표가 재 선임되거나 혹은 새로운 인물이 낙점된다 해도 KT와 합병변수가 있기 때문에 이 역시 '과도기' 역할일 수밖에 없다.


이 때문에 KT 안팎에서는 합병 후 개인휴대전화(PCS) 사업을 진두지휘할 '개인고객부문'장을 염두에 둔 인물이 KTF CEO로 선임되거나 아니면 '합병 이전까지'의 역할만을 감안한 인물이 선임될 2가지 가능성 모두 배제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

KT 내부 '인물 교체'와 함께 외부에서 영입될 인물들도 주목받고 있다. KT는 이미 그간 대외부문이나 신규사업 분야에서 외부 전문임원을 영입해왔다. 자산관리, 미디어, 콘텐츠 등 주요 분야에 비KT 출신은 물론 경쟁사 출신조차도 적극 기용했다.

조직 쇄신을 꾀하고 있는 이석채 사장 내정자 역시 외부 인사를 적극 활용, 인적 자원의 한계를 보강할 것이란 예상이다.

KT 관계자는 "직원들은 아웃소싱 형태의 사업분사 설 등으로 긴장감이 일고 있고, 임원들은 모두 '마음을 비웠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라며 "민영화 이후 가장 큰 변화에 직면한 사실을 피부로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KT 다른 관계자는 "인적 쇄신을 단행한다고 하지만 일부에선 KS(경복고-서울대), TK(경북) 출신들이 실세가 될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며 "기존 조직에 문제의식을 느낀 구성원들은 이참에 진정한 쇄신이 이뤄지길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