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로텐더홀, 로텐더홀' 하는데…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09.01.05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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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턴다(원형홀·원형건물)'의 오기…'로-텐더(law-tender)' 우스갯소리도

연말 연초 쟁점법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 대치국면에서 많이 회자된 것 가운데 하나가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이다. 10일여간 민주당 의원들과 보좌진이 점거농성을 이어오던 이 곳은 지난 주말 국회 사무처가 경위들을 투입, 농성 강제해산에 나서며 연일 언론에 보도됐다.

↑ 지난해 12월26일 민주당 의원들과 보좌진들이 첫 점거농성에 들어간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 지난해 12월26일 민주당 의원들과 보좌진들이 첫 점거농성에 들어간 국회 본회의장 앞 로텐더홀.


본관 로비의 정가운데에 사방 40m의 정사각형모양으로 자리잡은 곳으로 위를 올려다보면 석굴암 천장모양을 한 돔내부가 보인다. 바닥의 화려한 문양은 전국의 행정구를 뜻한다는 게 국회 사무처의 설명이다.



특히 돔 내부 중앙의 링부분에는 별도 조명과 함께 수은등 60개와 백열등 132개가 설치돼 입체감 있고 웅장한 분위기를 살린다.

본래 로텐더홀은 '로턴다(rotunda)'의 오기다. '로턴다'는 서양 건축에서 둥근 천장이 있는 원형 홀이나 원형 건물을 의미하는 용어. 중세시대 중부 유럽에서 가장 널리 유행했던 건축 양식으로 워싱턴의 미국 국회 의사당, 미국 버지니아 주립대, 런던 대영박물관 도서관 등이 로턴다 양식으로 건축됐다. 국내에선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삼성미술관 리움 등에 로턴다 양식이 쓰였다.



한국의 국회 의사당은 엄밀히 말해 로턴다가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천장은 둥글지만 홀은 직사각형의 형태를 띠고 있다는 점에서다.

또 '로턴다'라는 단어 자체에 홀이라는 뜻이 있는데도 '로턴다 홀'로 부르는 것은 중복된 표현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처갓집', '천둥번개', 역전 앞'과 같은 예다.

정치권 일각에선 '로턴다'를 '로텐더'라고 부르는 데 대해 법안처리 등을 둘러싼 여야 갈등 상황을 빚대 '로-텐더(law-tender: 법-부드러운)'라는 바람이 들어간 명칭이라는 우스갯소리도 나온다.


국회 사무처 관계자는 "1976년 제작된 국회의사당 건립일지에서부터 로턴다 홀로 설명이 돼 있다"며 미국 의회에 있는 로턴다 홀의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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