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 "서브프라임 몸담근 쓰레기" 사죄

머니투데이 김태은 기자 2009.01.05 12:36
글자크기
미네르바 "서브프라임 몸담근 쓰레기" 사죄


인터넷 경제논객 미네르바가 5일 자신의 개인사를 공개한 글을 올리며 참회했다. 지난달 29일 '폐업' 선언을 하며 자신이 지금까지 올렸던 글을 모두 삭제한지 일주일 만이다.

미네르바는 자신이 활동하던 포털사이트 다음 아고라의 경제토론방에 이날 새벽 '마지막에 기댈 것은 결국 희망입니다'라는 제하의 글을 올려 미국 유학후 월스트리트에서 일했으며, 서브프라임 자산설계 분야에도 간여했음을 밝혔다.



또 자신에 대해 시스템적 경제순환 구조를 설계하고 악마의 도구를 만든 장본인으로 묘사하며, 97,98년 국제통화기금(IMF)체제 때 해외에 거주하며 국내의 고통을 외면했다고 후회했다.

그는 "젊을 때 혈기에 집에 있는걸 들고 도망치다 시피 나와서 말 그대로 서울땅에 올라와 사기를 당했다. 부모로부터 다리 밑에서 빌어 먹을 놈이라는 모욕을 당했다.나중에 머슴살이라는 것도 했다"고 입을 열었다.



"전후 50년대. 전쟁은 53년 후에 끝나고 미군정이 세워질 그 당시 서울의 모습이라는 것은 처참함. 그리고 아이들의 울부짖음"이라는 구절에서 20대를 보낸 시절을 짐작케 했다.

그는 "32살 미국 유학가 고생해 학사 석사 과정을 밟아 말 그대로 학위라는걸 30대 중반이 넘어서 받은 비천한 인간"이라며 해외체류 경험이 있다는 세간의 추측을 인정했다.

이어 "그 후 그 당시로는 미국에서 성공 그 단 하나의 절대 명제 하에 돈이 안 되는건 가차없이 짜르고 조립하고 M&A 라는 기업 인수 합병에, 지금 이 저주 받은 굿판이라는 서브프라임의 자산 설계에 발 담궜다. 일반 가계 대출 수익 모델링, 환율에 따른 주가 모델링을 했다"며 "말 그대로 워렌 버핏이 말하는 그 파생 상품이라는 시한폭탄에 발을 담근 역사의 쓰레기가 저란 인간의 실체"라고 토로했다.


또 "한국에 와서 그 IMF와 외국인 투기 자본, 그 저주 받은 악마의 도구라는걸 만든 그 장본인으로서, 비명과 눈물로 이 나라는 한 인간을 태어나게 해 준 이 나라에 사죄하고 용서를 하고 통한의 눈물을 흘린다"며 사죄의 뜻을 분명히 했다.

이어 "단 하나의 회사라도 살릴 수 있었음에도 그런 사실을 망각하고 모든 걸 방관자로서, 한강에서 시체를 건져 올린다는 말 그대로 저주 받은 6.25 이후 최악의 경제 위기라는 그 순간을 외면하고 조국이라는 곳에 비수를 꼽은 그 양키들 한 가운데 섞여서 제 본분을 망각했다"고 뉘우쳤다.

눈내린 요양원에 있다고 현 처지를 밝힌 미네르바는 "최소한 악마의 병기라는 글로벌 월스트리트 미국 세계 금융 자본의 시스템이라는 틀 속에서 뻔히 어떻게 될 거라는걸 알면서 방관자로 이 촌구석 시골에서 이젠 아무 도움도 못 되는 이 늙은이가 해 줄 말은 오로지 '죄송합니다'"며 "비극적 현실에 도와 드리지 못한 점을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고 되풀이했다.

더불어 "나이라는 숫자에 구애 받고 속박 받으면서 자기 자신의 미래 가능성을 포기 하지 마시라"며 "절대 미래 가치를 지금 현재 기준으로 평가 하지 말라. 단 0.1%의 희망이라도 가지시고 이 시간들을 이겨 내시기 바랄 뿐"이라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자신에 대해 "성공이라는 그 단 두 글자에 전 악마에게 영혼까지 팔수 있다는 그릇된 생각을 가지고 살아온 비천하고 비루한 늙은이"이라고 거듭하며 "한국 경제는 반드시 그 어떠한 댓가를 치루더라도 반드시 재건 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