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에서 "민주당이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피해보려는 심산으로 어제 로텐더홀 점거를 해제했지만 국회 회의를 언제 로텐더홀에서 했냐"며 이같이 밝혔다.
홍준표 원내대표도 "민주당이 의회 폭력을 민주화 투쟁으로 위장해 몰고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야당에서 대화 제의가 오면 검토하겠지만 지금 상황으로는 우리가 국회운영을 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홍 원내대표는 "김 의장이 어제 처음 성명서를 발표할 때는 문안상으로 볼 때 비장한 결심한 것으로 봤는데 2시간 뒤에 직권상정하지 않겠다고 천명해 처음 문안과 정반대 내용인 것 같아 상당히 혼란스럽다"며 김 의장에 대한 불만을 우회적으로 표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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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성진 최고위원은 "한나라당의 추천으로 국회의장이 된 김 의장이 직권상정을 포기하고 의법처리를 포기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유감"이라며 직접적인 불만을 표했다.
아울러 "의회 폭력과 절차적 민주주의는 협상의 대상이 아니다"라며 "민주당이 본회의장 농성을 풀지 않으면 어떤 경우에도 대화에 나설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회의에는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참석, 당 지도부와 전면배치되는 발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박 전 대표는 "법안의 옳고 그름을 떠나 다수당인 한나라당이 한걸음 더 나가야지 않나 생각한다"며 "지도부가 애도 많이 쓰고 고민도 많이 했지만 다수당으로서 우리가 국민에게 큰 그림을 보여주는 게 옳다"고 말했다.
또 "야당이 한나라당의 협상 제의 등에 거부하는 것은 참으로 잘못된 일"이라면서도 "한나라당이 발의한 국가 발전, 국민을 위한 법안이 오히려 국민에게 실망과 고통을 안겨주는 것도 안타깝다"고 밝혔다.
박 전 대표는 특히 "내가 대표할 때 다수 여당이었던 열린우리당이 4대 악법을 내걸고 다수당을 내세워 강행처리하려고 했는데 당 대표로서 그런 일들이 가장 안타까웠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선거에서 국민들이 한나라당 정책을 펴나가는 데 권한을 위임한 것은 사실이지만 국회를 운영하고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주길 바라는 책임도 부여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전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한나라당 지도부의 강경론과 배치되는 것이어서 향후 법안 처리를 둘러싼 여권 내 논란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