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올해 12조원 매출을 돌파하려면 KTF와 합병밖에 대안이 없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KT도 이를 의식한듯 위기 돌파를 위한 카드로 'KT-KTF 합병'을 의도적으로 노출시키고 있다. 이석채 KT 신임사장 내정자도 KT-KTF 합병을 전제로 한 조직전체의 틀 변화와 업무 프로세스 혁신에 주안점을 두고 움직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만일 KT가 KTF와 '합병'을 올 상반기 중 마무리하면 '합병KT'는 일단 외형 측면에서 매출 19조원 규모의 거대 공룡 기업으로 변신한다. 지난해 양사의 예상매출은 단순 합하면 합병KT의 매출은 20조3000억원 규모에 이르지만, 두 회사가 하나가 되면서 '내부 거래'로 바뀌는 1조2000억원 가량의 매출(PCS재판매 수수료 및 상호접속료 등)을 빼야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오히려 충돌되는 사업을 조직 하나에서 관리해야하는 부담은 더 커진다. 자칫 잘못하면 합병에 따른 내부 후유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예를 들어 합병 할 경우 와이브로 음성탑재는 장기적으로는 PCS 사업의 발목을 잡을 수밖에 없다. 합병과 무관하게 KT의 차기 주력 사업인 인터넷전화(VoIP) 역시 잘될 수록 기존 매출의 핵심을 차지한 기존 2000만 유선전화부문의 매출감소를 감수해야 한다.
그나마 IPTV 서비스는 '차세대 먹거리' 할 수 있지만, 수년간 대규모 투자에도 적자를 각오해야 한다. KT의 거대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아웃소싱(NIT) 사업 역시 그룹별 거대 SI가 장악한 시장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기 쉽지 않다. KT 고위 관계자는 "부문별 책임제도 중요하지만 부문 간 조율도 매우 중요해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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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병후 사업조율이 성장의 관건
상황이 이렇다보니 KT는 영업 외 지원인력을 최소화하고, 영업력을 강화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근원적인 '체질개선'에 주력하는 분위기다. 외형 성장은 합병으로 인해 얻게 되는 부대 이익에 지나지 않는다. 합병과 무관하게 공통비용을 최적화해 내실을 다지고, 현재 사업 구조를 시장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프로세스로 전환하는 게 보다 중요한 이유다.
이에 KT는 조직을 '기업·개인·가정고객부문'으로 구분하고, 본사 인력을 대폭 줄여 영업 조직을 강화하는 데 전진 배치할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KTF를 합병할 경우 개인휴대통신(PCS) 사업을 최대한 변화없이 개인고객부문으로 이관할 예정이다. 합병으로 인한 추가 조직개편과 후유증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다.
여기에 KTF 이동통신 대리점 중심의 신(新)유통망 구축에 나섰으며, 이에 따라 수백 개의 전화국(KT플라자)을 40여개로 줄이면서 인력전환은 물론 기존 전화국을 활용할 신규 비즈니스를 모색하고 있다.
이처럼 KT는 2009년 한해동안 '개혁'과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사냥을 위해 벌써부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지난 10년동안 제자리걸음을 해왔던 KT가 올 한해동안 내실있는 변화를 통해 성장발판을 다질 수 있을지 통신업계의 이목은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