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너스 성장' 현실화··상반기 최악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2009.01.04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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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만수 "작년 4Q 마이너스 성장"

- 내수침체로 경기 추가악화 가능성
- 최소한 상반기까지는 마이너스 우려


'마이너스 성장' 현실화··상반기 최악


미국 등 선진국에 이어 한국마저 '마이너스 성장'이 이미 현실화됐다. 지난해 전세계를 덮친 금융위기 충격파가 실물경제로 전이되면서 작년 4분기 수출이 격감한데 따른 것이다.

문제는 수출경기 악화의 여파가 내수까지 짓누르면서 경기가 추가로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최소한 올 상반기까지는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3일 KBS TV '국민 대정부 질문-경제 언제 좋아집니까'에 출연, "(한국 경제가) 지난해 4분기 (전기 대비)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정부 당국자가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고 공식적인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는 1일 신년사에서 “지난해 4분기에는 전기 대비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마이너스 성장'은 지난해 4분기에만 그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향후 경기를 가늠하게 해주는 경기선행지수는 지난해 11월까지 10월개월 연속 하락했다. 경기선행지수를 구성하는 지표 가운데 금융기관 유동성과 장단기 금리차만 소폭 개서됐을 뿐 구인·구직비율, 재고순환지표, 소비자기대지수, 자본재수입액, 건설수주, 순상품교역요건 등은 모두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공장 가동률은 외환위기 최악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해 11월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68.0%로 1998년 8월 65.7% 이후 처음으로 10년3개월 만에 60%대로 떨어졌다. 지난해 10월 77%에 비해 9%포인트나 떨어진 것으로, 1980년 통계 작성 이후 사상 최대 낙폭이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신청 직후에도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1997년 12월 77.1%에서 1998년 69.8%로 7.3%포인트 내려가는데 그쳤었다.


특히 매년 1월은 호황기일 때도 전년말 재고 정리 등의 영향으로 생산지표가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게다가 올해는 설 연휴까지 1월에 끼어있어 공식 조업일수가 21.5일(토요일은 0.5일)로 지난해(24일)에 비해 2.5일 적다. 현대·기아차와 GM대우, 쌍용차 등의 감산 여파까지 고려할 경우 올 1월 제조업 생산 지표는 추가로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마이너스 성장' 행진이 적어도 올해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증권사 이코노미스트는 "세계경제 상황을 볼 때 올해 경기 전망이 너무 비관적이어서 솔직하게 이야기하조차 부담스럽다"며 "최소한 2분기까지는 '마이너스 성장'을 예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 12월27일 청와대에서 열린 교육과학기술부·문화체육관광부 업무보고에서 "새해 연평균으로는 '플러스 성장'을 할지 모르지만 어쩌면 우리도 1분기, 2분기에는 '마이너스 성장'이 될지도 모를 위기에 있다”고 말했다.

일부 외국계 증권사들은 한국이 올해 전체로도 '마이너스 성장'할 가능성을 제시했다. USB증권은 올해 한국 경제의 성장률을 -3%로 전망했고, 크레디트스위스(CS)와 메릴린치는 각각 -0.3%, -0.2%를 예상했다.

강 장관은 "올해 3% 목표를 위해 16조원의 재정지출 확대, 35조원의 감세 등 총 51조원의 재정확대 계획을 세웠다"며 "필요하면 모든 수단을 (추가로) 동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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