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언제까지 강경투쟁할 것인가

심재현 기자 2009.01.05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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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10일간의 점거 농성… 국회 파행 더 이상은 안돼

민주당, 언제까지 강경투쟁할 것인가


민주당의 국회 본회의장 점거 농성이 4일까지 10일간 이어졌다. 국회 업무는 이 기간 동안 전면 마비됐다. 이 상황에서 여야의 잘잘못을 따지고 싶진 않다. 하지만 법을 만드는 의원들이 국회 본회의장을 점거해 국회 업무를 마비시킨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다.

이미 지난해 말로 끝난 일몰법안에 대한 후속 입법이 지연되면서 새해 들어 법 공백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대부업 이자 상한액을 연 49%로 제한하는 대부업의 등록 및 금융이용자 보호에 관한 법도 처리가 지연돼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



여야가 이미 합의한 예산 부수 법안과 경제살리기 법안 상당수도 민주당의 국회 본회의장 점거로 발목이 묶여 있다.

민주당도 할 말은 있다. 이른바 'MB(이명박 대통령) 악법'을 한나라당이 숫자로 밀어붙여 통과시키려 하니 소수당으로 이를 막으려면 물리적 저항밖에 없다는 논리다. 하지만 민주당 전신인 열린우리당 의원으로 17대 국회 상반기 국회의장을 지냈던 김원기 전 의장의 생각을 달랐다.



김 전 의장은 지난해 5월9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은퇴식을 겸한 신상발언에서 "야당이 된 민주당에 참으로 미안한 심정으로 말한다"며 "18대 국회에선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물리적인 힘으로 단상을 점거하지 않겠다고 선언해달라"고 요청했다. 그 때 김 전 의장은 "약한 야당을 각오하고 결단을 할 때 국민이 여러분들을 강한 야당으로 만들어 주실 것"이라는 역설을 말했다.

일각에선 민주당이 이른바 '강경투쟁'으로 정체돼 있던 지지율이 올라가는 '효과'도 누리고 있다는 얘기가 들린다. 민주당 정통 지지층이 돌아왔다는 해석이다. 하지만 민주당 정통 지지층만 국민인 것은 아니다.

지난해 12월31일 리얼미터 조사 당시 민주당 지지율은 23.3%였다. 민주당을 지지하지 않는 나머지 77% 국민들은 국회 본회의장 점거 농성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지 민주당이 생각이나 해봤을까. '강경투쟁'으론 대안 세력이 될 수 없다. 비판 잘해 때로 박수 받는 야당으로 남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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