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전 외환위기를 거치면서 '명퇴'와 '퇴출'과 같이 다시 생각하기도 싫은 단어들을 이제 겨우 막 잊을 만 하던 차에 닥쳐온 세계적 경제위기는 무고한 국민들을 망연자실하게 만들고 있다.
태풍처럼 이번 경제위기는 멀리 미국에서 시작됐지만 이 환난을 견뎌내고 살아남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살아남기 위해 우리는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국가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경제 살리기는 구호일 뿐 정치적 이해관계와 자신의 안위만을 제1의 목표로 삼는 국회의원들과 정부관리들이 판을 치는 한 우리나라는 현재와 같은 경제난국을 이기고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
각종 규제를 혁파하고 개선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야 하고 정부정책이나 금융 감독에서 효율성과 책임성을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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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일자리 창출과 사회 경제적 약자에 대한 투자와 배려이다. 청년실업문제의 해결은 말할 것도 없고 장애인과 노숙자와 같이 없는 사람들에 대한 사회적 안전망을 확충하고 지난 외환위기처럼 기업의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무자비하게 사람들을 쳐 낼 것이 아니라 'job sharing' 등을 통해 한 사람도 낙오시키지 않고 이 위기를 넘기겠다는 공생공영의 자세가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신혼부부와 같이 사회 초년생에 대한 내 집 마련이나 출산에 대한 보다 적극적인 지원을 통해 미래의 사회적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
아울러 'R&D'에 대한 투자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 정부는 그동안 'R&D'에 대한 투자를 매년 늘려 왔지만 고급 연구 인력이 집중된 대학보다 대기업 위주로 배분하면서 'R&D' 투자의 효율성을 극대화하지 못했다. 그 결과 우리는 높은 부가가치를 지닌 원천기술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당장의 경제난국을 극복하기 위해 4대강 정비사업과 같은 SOC에 대한 투자를 늘리겠다고 하지만 소비적 지출성향이 농후한 이 같은 사업은 이미 일본에서 실패한 바와 같이 경제난국을 극복하는데 별 도움이 되지 못한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현재의 세계적 경제위기는 저소비 때문이 아니라 과소비 때문에 발생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교육에 대한 투자의 효율성도 높여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교육열은 높으나 교육의 성과는 매우 낮다. 대학에 들어오기 위해 학부모들은 과도한 사교육비에 허리가 휘지만 막상 대학에서 접하는 입학생들의 지적수준은 별로 높지 않고 대학을 졸업하고 기업에 일자리를 구한 신입사원의 자질에 대해 기업들의 불만이 높다.
대학에 진학하는 학생들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하며 대학은 학생들을 세계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교육의 질을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고민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대북관계 개선책 마련이 시급하다. 북한에 대해 현재와 같이 경직된 자세를 고집한다면 북한은 굴복하고 우리에게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중국이나 미국에 기댈 가능성이 크다.
남북이 대결하는 정치적 리스크가 큰 상황에서 우리에 대한 외국인의 투자가 활성화 되리라고 기대하기는 어렵다. 보다 유연한 대북정책 운용은 외국인 투자환경조성의 전제 조건으로 우리에게 닥친 '경제 쓰나미'를 극복할 수 있는 또 다른 대안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