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협상, '문국현 변수'로 결국 무산(상보)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09.01.02 1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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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표 "기존 권선택 원내대표 없인 임시국회 종료(8일)까지 회담 없어"

쟁점법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담이 2일 '문국현 변수' 등장으로 무산, 여야 합의에 대한 기대감에 찬물이 끼얹어졌다.

보수를 표방한 선진당과 달리 진보색채가 뚜렷한 문국현 창조한국당 대표가 이날부터 창조와선진의모임 새 원내대표로 등록,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담에 참석하는 데 대해 한나라당이 난색을 표하고 나선 것.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회담 시작 10여분 만에 회의장을 빠져나오며 "지금까지 권선택 원내대표와 협상해왔는데 (임시국회 종료일인) 오는 8일까지는 협상하던 사람들끼리 해야지 문 원내대표를 인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어 "한나라당과 민주당 원내대표만 회담을 갖든지 권 원내대표를 포함한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담을 갖든지 해야 한다"며 "이렇지 않을 경우 임시국회가 끝날 때까지 회담은 없다"고 말했다.



당초 이날 2시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여야 3당 원내대표 회담은 "당내 의견수렴을 위해 여유시간을 갖자"는 이유로 1시간 연기된 오후 3시에 시작됐다.

오후 3시가 되자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는 굳은 표정으로 귀빈식당에 들어서며 미리 도착해 기다리고 있던 문 원내대표에게 "지금까지 권선택 원내대표와 함께 협상해왔는데 (정기국회 종료일인) 오는 8일까지는 협상하던 사람들끼리 해야지 갑자기 바뀌면 안 된다"며 "문 원내대표를 인정 못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문 원내대표는 "선진당과 내부적으로 충분히 논의했다"며 당혹스럽다는 표정을 보였다. 또 "국민들은 홍 원내대표가 웃는 얼굴을 기대하고 있는데 너무 딱딱한 얼굴을 하지 말라"며 "국가 간에도 전직 대통령이 하던 것을 후임 대통령이 이어 하는 것인데"라고 덧붙였다.


배석했던 이용경 창조한국당 의원도 "국회법 절차에 따라 교섭단체장으로 등록한 것"이라며 홍 원내대표의 반응에 당혹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홍 원내대표는 "말을 타고 강을 건너고 있는데 말을 어떻게 바꿀 수 있냐"며 강경한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이어 여야는 원혜영 민주당 원내대표의 중재로 비공개로 회담 참석자에 대한 논의에 들어갔으나 홍 원내대표는 10여분 만에 회담 무산을 선언하며 회의장을 빠져나왔다.

앞서 한나라당은 이날 선진과창조의모임이 '문 원내대표 체제'로 바뀌는 데 대해 적잖은 부담감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에선 이번 회담이 1차례 연기된 배경에도 문 원내대표 참석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이날 회담 직전 열린 한나라당 최고위원회에서 홍 원내대표가 야당과 잠정적으로 합의한 방송법 개정안 등 쟁점법안 처리 방안에 대해 당 최고위원들이 모두 반대 의견을 내놨다는 점에서 문 원내대표로 인한 회담 무산은 일종의 핑계가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나라당 최고위에서는 오래 걸리더라도 한나라당의 기존 입장을 관철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홍 원내대표는 문 원내대표가 공천 헌금 수수 혐의로 1심 법원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선고받은 것을 언급하며 "죄질이 나쁜 공천 헌금으로 재판 중인 문 대표와 협상 테이블에 앉기는 어렵다"며 부정적인 입장을 비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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