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기존 대북입장 재확인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2009.01.02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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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연설 "남북관계, 의연하고 유연하게 풀 것... 北, 협력의 자세로 나와야"

-6.15공동선언 등 입장표명 없어
-'경제살리기' 초점에 외교안보 밀려
-외교도 '경제살리기'에 초점

이명박 대통령은 2일 대통령 국정연설에서 남북관계에 있어 ‘의연하면서도 유연하게’ 풀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이명박 정부가 초기부터 주장해온 상호주의에 기반한 비핵·개방·3000 원칙을 크게 벗어나지 않은 것이다.



이 대통령은 북한이 강조하는 6.15공동선언, 10.4선언에 대한 진전된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채 “언제라도 북한과 대화하고 동반자로서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며 “북한은 더 이상 우리의 진정성을 외면하지 말고 협력의 자세로 나와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또 "북한도 이제 시대변화를 읽고 우리와 함께 새로운 미래를 향해 나아가기를 바란다"고도 했다.



이 대통령은 “올해로 우리는 분단 60년을 넘기게 됐다”며 “이제 남북한은 대립과 갈등에서 상생과 공영의 새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이 이날 신년사에서 이 같은 기존입장을 재확인한 가운데 북한은 전날 신년사설에서 비핵화와 동북아 평화 안전을 언급하며 미국 버락 오바마 행정부와의 협조를 긍정적으로 밝혔다.

남측보다는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가야 할 미측에 보다 ‘유화적’인 태도를 취한 모양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양측이 진전된 모습을 보이지 않는 한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남북갈등 해결의 실마리를 좀처럼 찾기 어려울 전망이다.

이 대통령은 국익 실용외교의 성과를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한동안 소원 소원했던 미국과의 관계는 비자 면제협정과 한미 스왑협정 체결에서 보듯이 그 어느 때보다도 굳건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 전략 동맹관계로 거듭나고 있다”면서 지난해 열린 한중일 3국정상회의 등에 의미를 뒀다.

‘외교’도 ‘경제살리기’에 방점을 뒀다.

올해 안에 유럽연합(EU)와 인도와의 자유무역협정(FTA) 실질적 타결, 중남미 등과의 FTA 개시와 더불어 G20 공동의장국 활동 시작, 선진국 클럽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의 각료회의 이사회 의장국 선출 등을 언급했다.

세계 경제침체로 나날이 거세지고 있는 보호무역주의 회귀 안에서 수출경쟁력을 제고하고 대외신인도 제고를 위한 홍보활동과 신 세계경제 질서 재편에서 나름의 역할을 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번 국정연설에서 외교 안보 분야는 전반적으로 큰틀의 변화가 없는 가운데 ‘경제살리기’에 밀려 비상경제정부 구축, 민생국정, 선진일류국가 개혁 추진, 녹색성장 등 국정운영 4대 기본 방향에 포함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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