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1월 환율 급등 재발할 듯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2008.12.31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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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말 정부개입 종결 효과
- 30일 역외환율 98원 급등
- 1월 초·말 달러화 수요 급증 가능성


새해 1월 환율 급등 재발할 듯


그동안 꾹꾹 눌러놨던 원/달러 환율이 다시 급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정부의 요청으로 달러화 매수를 미뤘던 공기업, 은행 등의 사자 수요가 1월에 봇물 터지듯 밀려들 가능성이 높다. 역외시장에서 환율이 폭등한 것이 '1월 환율 재급등'을 예고하고 있다.



지난 30일(현지시각) 뉴욕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1개월물 원/달러 선물환 환율은 전날 종가(1245원) 대비 98원 뛰어오른 1343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전날 서울외환시장의 현물환 종가 1259.5원보다도 87.5원 높은 것이다.

12월말 은행의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관리를 위해 개입 등을 통해 환율을 눌렀던 한국 정부가 1월에는 한발 물러설 것이라는 관측에 따른 것이다.



정부는 최근 주요 은행과 공기업에 연말 달러화 매수를 자제해줄 것을 요청해 달러화 매수세를 줄어놓은 뒤 29∼30일 개입을 단행, 환율을 1300원대에서 1250원대로 끌어내렸다.

이에 따라 국내 은행들은 30일 시장평균환율(MAR)인 1257.50원을 기준으로 BIS 자기자본비율을 산정하게 됐다. 환율이 낮을수록 은행들의 외화대출 자산을 원화로 환산한 금액이 줄어 BIS 자기자본비율이 높아지게 된다.

그러나 주요 은행과 공기업들이 새해 1월에 미뤄왔던 달러화 매수에 나설 경우 환율 상승은 불가피하다.


정부도 일정 수준까지는 1월 중 환율이 상승하는 것을 용인할 분위기다. 정부로서는 연말 환율 관리를 통해 은행의 BIS 자기자본비율을 원하는 수준으로 유지시킨 이상 1월에 적극적으로 환율을 방어할 이유가 없다.

한 외환당국 관계자는 "지난 29∼30일 달러화 매수를 미룬 쪽도 있지만, 쌀 때 사두려고 1월에 살 것을 미리 사둔 쪽도 있다"며 "그러나 양쪽을 비교하면 미뤘다가 1월에 사려는 수요가 더 많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1월 중 환율이 재급등할 경우 그 시기는 월초와 월말이 될 공산이 크다. 1월초에는 연말에 미뤄뒀던 매수세가, 1월말에는 실수요가 몰리기 때문이다. 1월말 달러화 부족을 우려한 '달러 사재기'가 발생할 경우에는 1월 내내 환율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도 있다.

최근 약세를 보이고 있는 글로벌 달러화가 미국의 부실채권 추가상각 등에 따른 급격한 '달러화 환류'의 재발로 다시 강세를 보일 가능성도 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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