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파업돌입 수순…차업계 '투쟁' 번지나

머니투데이 박종진 기자 2008.12.31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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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안 확정·파업여부 갈릴 내주초가 분수령

↑ 쌍용차 노조가 회사측이 일방적 구조조정을 벌이려 한다며 연일 규탄대회를 열고 있다. ⓒ박종진 기자↑ 쌍용차 노조가 회사측이 일방적 구조조정을 벌이려 한다며 연일 규탄대회를 열고 있다. ⓒ박종진 기자


심각한 경영난에 빠진 쌍용자동차가 이르면 다음주초 운명의 갈림길에 설 전망이다. 구체적 구조조정안이 최종 확정되고 이에 대한 노조의 대응, 노사협력 여부가 결판난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생산재개가 이뤄지는 내달 5일부터 오는 6일까지 쟁의행위 찬반투표에 돌입한다. 노조 관계자는 31일 “회사가 겉으로는 대화를 내세우면서 안으로는 관리직을 동원해 구조조정을 압박하는 결의문에 서명을 받는 등 이중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찬반투표가 가결되면 상황에 따라 언제든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 노사는 이날 오전부터 회사측의 요청으로 최형탁 사장과 한상균 지부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평택공장 본관에서 노사협의회를 열고 있다. 동시에 전날 쌍용차는 관리직을 중심으로 대주주 상하이차의 투자약속 이행, 기술유출 논란 등의 논쟁 중지 요청을 포함한 결의문을 채택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 29일 국회에서 원유철 한나라당 의원(평택 갑) 주재로 쌍용차 노사가 마주앉아 서로의 입장을 나눴다. ⓒ 박종진 기자↑ 29일 국회에서 원유철 한나라당 의원(평택 갑) 주재로 쌍용차 노사가 마주앉아 서로의 입장을 나눴다. ⓒ 박종진 기자
쌍용차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구조조정안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에서 파업으로 치닫는 상황을 막고 회사의 어려움을 충분히 이해시키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27일 상하이 본사로 귀국한 장쯔웨이 상하이차 부회장과 장하이타오 쌍용차 대표이사는 쌍용차 지원방안 및 구조조정안을 놓고 상하이그룹 경영진과 최종 조율을 벌이고 있다. 결정된 안을 들고 장하이타오 대표는 4일 한국으로 돌아올 예정이며 장쯔웨이 부회장도 비슷한 시기 방한할 계획이다.

노조는 “상하이차가 대주주로서 투자이행 등 책임을 다하지 않은 상황에서 일방적 인력 구조조정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지난 98년 IMF 구제금융사태 직후 현대차를 시작으로 만도 등으로 번져나갔던 ‘자동차발’ 노동계 투쟁이 재연될까 우려한다. 완성차업체 뿐만 아니라 부품업계도 대규모 구조조정 위협에 휩싸여 있기 때문이다.


울산의 차체 부품업체인 태성공업 노조는 회사의 경영위기 극복에 동참하겠다는 명분으로 ‘강성’ 민주노총 금속노조를 탈퇴하려다 이날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부결됐다.

다만 현재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이 구속된 상태로 중앙 집행력과 현장 동력이 많이 떨어진 상태라 전 방위적 투쟁으로 번지기에는 여력이 부족하다는 평가다.

금속노조 소속 한 활동가는 “비정규직을 포함한 총고용 보장요구를 바탕으로 싸워야 한다는 내부 분위기도 많지만 실제 현실에선 ‘경제위기’라는 여론의 압박에 기업별로 비정규직을 방패막이로 삼아 정규직의 일자리만 최대한 보장받는 ‘양보교섭’이 이뤄질 가능성이 커 노동계도 고심이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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