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공기업 사장, 개혁 자신없으면 떠나라"

머니투데이 송기용 기자 2008.12.30 1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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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34개 공기업 업무보고서 강력한 공기업 개혁의지 밝혀

- "공기업, 안일하고 방만한 경영으로 국민 지탄 받아"
- "공기업 사장, 조직 개혁할 자신 없으면 자리 떠나라"
- "노조와 잘 지내 임기 채우는 시대 지났다" 노조관계 재정립 지시
- "경영원가 상승, 전적으로 국민 전가 곤란..경영합리화부터 해야"

이명박 대통령은 30일 공기업 개혁과 관련, "대다수 공기업이 비전문적이고, 안일하고 방만한 경영으로 국민들로부터 많은 지탄을 받고 있다"며 "공기업 사장들이 이런 조직을 개혁하고 혁신할 자신이 없다면 그 자리에서 떠나야 한다"고 밝혔다.



또 "공기업 사장이 노조와 잘 지내 임기를 채우는 시대는 지나갔다"며 노조와의 관계정립을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34개 주요 공기업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공기업 사장들이 '그 전보다 좀 낫게 하면 되겠지' 하는 안일한 생각을 가져서는 안되고, 조직과 인원관리를 전적으로 책임지고 효율적인 조직으로 바꿔놔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이 공기업 사장들을 향해 이처럼 강경한 발언을 쏟아낸 것은 방만한 경영으로 '신의 직장'이라는 비난을 받아온 공기업 개혁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국민은 아직 공공기관을 신뢰하지 않고 있고, 가장 개혁해야 할 곳이 공공기관"이라며 "자기희생 없이는 조직을 변화시킬 수 없는 만큼 공기업 사장들은 책임감을 갖고 헌신적으로 일해 내년에는 국민의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경제가 어렵기 때문에 더 혁신하고 개혁하고 변화를 가져와야 한다"며 "경제가 어렵다는 구실로 조직을 적당히 하고 간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공기업 혁신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개혁을 사람만 줄이는 것으로 생각해선 안 된다. 조직, 기능을 그대로 두고 사람만 줄이는 것은 개혁이 아니다"라며 "공기업 업무 중에 민간에 넘겨주는 게 더 효과적인 것은 민간에 넘겨 (공기업) 조직의 변화를 가져와야한다"고 말했다.

특히 공기업 사장들에게 노조와의 관계정립을 촉구했다. 이 대통령은 "공기업 노조는 민간조직이 아니고 정부 조직인데도 공기업 사장들이 노조와 서로 잘 지내는 것이 좋겠다고 해서 노조를 아주 방만하게, 되 돌이킬 수 없는 조직을 만든 예가 있다"며 "공기업 사장이 노조와 잘 지내 임기를 채우는 시대는 지나갔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조도 공직자 인 만큼 조직에 도움이 되지만 국가에 반하는 일을 하는 조직이 돼서는 안 된다"며 "그런 무책임한 일은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것을 공기업 사장들이 노조에게 확실히 이해시켜야한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공기업 사장들은 오늘 업무보고를 하면서 조직에 대한 결심이 서야 하고, 그렇게 할 자신이 없는 사람, 아무리 생각해도 그 역할을 맡기가 힘들겠다고 생각되면 그 자리에서 떠나야 한다"고 말했다.

또 "공기업의 경영원가 부담을 국민에게 전부 전가시켜서는 곤란하고, 국민에게 요금을 더 받기 전에 경영합리화가 전제돼야한다"며 "공기업 사장은 공직자로서 뿐만 아니라 경영자로서의 덕목도 갖춰야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공직사회가 갖는 권력, 권한, 정보를 갖고 권력형 비리를 하는 것은 가장 후진국형 비리"라며 "공직사회의 부정과 비리는 앞으로 엄격하게 다뤄질 것이고 적당히 덮고 넘어가지는 않겠다"고 경고했다.

이 대통령은 "앞으로 1년에 두 번씩 공기업이 오늘처럼 함께 모여 회의하는 자리를 가졌으면 한다"고 말해 공기업 업무보고를 정례화 하겠다는 생각을 밝혔다.

한편 이날 업무보고에는 한국전력과 도로공사, 주택공사, 토지공사, 석유공사, 가스공사,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34개 주요 공기업 사장들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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