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선 구울 때처럼 기다리는 정치 되길"

머니투데이 심재현 기자 2009.01.01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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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 생활 10년차 소띠 보좌관 김경록씨의 새해 소망

편집자주 국회의원 보좌관은 때론 한 발짝 떨어져서 때론 한걸음 밀착해서 여의도 정치가를 바라볼 수 있는 사람들이다. 그래서 '정치'라는 말에 더 신물을 내기도, 애착을 보이기도 한다. 정치밥 10년차 베테랑 보좌관부터 이제 100일차 새내기 보좌관까지. 여의도 정가에 발을 담근 3명의 보좌관들에게 새해 소망을 물었다.

 흔히 정치를 낚시에 비유한다. 중국 주나라 때 강태공이 웨이수이강에서 낚시를 하며 때를 기다리다 훗날 주나라 문왕이 된 서백을 만나 그의 스승이 되고 무왕을 도와 천하를 평정했다는 고사에서 유래를 찾을 수 있다. 정치엔 기다림의 미덕이 있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생선 구울 때처럼 기다리는 정치 되길"


 1973년 소띠인 김경록 민주당 원내대표실 보좌관은 여기에 하나를 더 보탰다. 김 보좌관은 "물고기는 잡을 때도 기다림이 필요하지만 구울 때도 적당히 익을 때까지 기다릴 줄 알아야 한다"며 "그런 점에서 정치와 낚시는 닮았다"고 말했다.



 실제로 노자에는 '약팽소선(若烹小蘚)'이란 말이 나온다. 작은 생선을 익힐 때 젓가락으로 이쪽 저쪽 뒤집다 보면 살이 부서져 하나도 남지 않기 때문에 때를 기다려 뒤집어야 한다는 뜻이다. 가장 좋은 정치는 때를 기다리며 가만히 지켜보다 때를 잡는 것이란 의미이기도 하다.

 김 보좌관은 이른바 '외환위기(IMF) 세대'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9년에 졸업해 '어쩌다' 보니 정계에 들어섰다고 한다. 정계에서 일하는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 김 보좌관은 정치권에서 정치가 사라졌다는 얘기를 들을 때가 가장 안타깝다고 한다. 어느덧 여의도엔 대화와 협상이 사라지고 그 빈 자리를 국회의장의 직권상정 엄포가 메우기 시작했다.



 김 보좌관은 "여야 모두 서두르다 보니 소주 한 잔 나누며 터놓고 얘기할 시간조차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치란 겉으론 대립하는 것처럼 보여도 물밑에선 늘 접점을 찾고자 하는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며 정치에 대한 희망을 피력했다.

 김 보좌관은 이달 유학을 떠날 계획이다. 정치권을 떠나 공부도 하고 새로운 세상도 배우고 일반 국민의 입장에서 정치를 바라볼 수 있는 안목도 키울 생각이다. .

 소띠해에 잠시 학생으로 돌아가는 소띠 김 보좌관은 "우직하고 부지런한 소의 해엔 우직하게 국민들에게 신뢰를 주고 부지런히 국민들을 위해 일하는 정치권이 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또 "경제위기도 잘 넘기고 저를 포함한 모든 국민들이 좀더 편안해지는 정치가 이뤄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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