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장관 사퇴설···진실은?

머니투데이 이상배 기자 2008.12.26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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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만수 장관 사퇴설···진실은?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또 다시 '사퇴설'에 휘말렸다. 이번엔 내년초 개각을 앞두고 이달말 자진사퇴 의사를 밝힐 것이라는 보도다.

이 같은 보도에 청와대와 강 장관 모두 "법적 대응하겠다"며 펄쩍 뛰고 있다. 그러나 여권 일각에서 개각에 맞춘 강 장관 퇴진의 필요성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어 강 장관의 내년초 퇴임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있다.



한 일간지는 26일 한 여권 고위 관계자의 말을 인용, 강 장관이 이미 청와대에 자진사퇴할 뜻을 전달했고 이달말 사표를 낼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전혀 근거 없는 보도"라고 공식 부인했다. 재정부도 공식 해명자료를 통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해당 매체에 대해 언론중재위원회 제소 등 법적 대응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재정부 관계자는 "장관은 전혀 그럴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이 같은 보도가 나온 것은 내년초 있을 개각에서 강 장관 교체가 불가피하다는 최근 여권의 기류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강 장관이 올초 환율 상승을 지지하는 듯한 발언으로 환율 급등을 부추긴데 이어 종합부동산세, 상속세 인하 등 민감한 정책들을 앞장서 추진하는 과정에서 이미 기층의 민심을 잃었다는게 여권의 판단이다.

다만 지금까지는 강 장관을 경질할 경우 충실한 '돌격대장' 한명을 잃게 되고, 위기 국면에서 인사청문회 등으로 1개월 이상 경제수장 자리를 비워둬야 한다는 점 등이 부담이었다. 10월말 한미 통화스와프 합의도 한동안 강 장관의 사퇴설을 잠재우는데 한몫했다.


그러나 최근 여권을 중심으로 내년초 있을 개각에서 강 장관을 유임시킬 경우 또 한번 시기를 놓치는 만큼 강 장관이 이번에 사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강하게 일고 있다.

재정부 장관직을 염두해 두고 있는 일부 여권 인사들이 강 장관이 조기사퇴해야 자신에게도 기회가 돌아온다는 판단으로 '강 장관 조기사퇴론'이라는 군불을 떼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관심사는 크게 3가지다. △강 장관의 사퇴 시기 △강 장관의 다음 거취 △강 장관의 후임이다.

첫째, 강 장관의 사퇴 시기는 이명박 대통령의 판단에 달렸다. 이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상 결론이 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을 고려할 때 올해 중 강 장관이 사퇴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다만 빠르면 내년 1월 중 있을 개각과 함께 물러날 가능성은 남아 있다. 강 장관이 퇴진할 경우 '경제팀 전면 쇄신' 차원에서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 전광우 금융위원장 등까지 동반 교체될 공산이 크다.

둘째, 강 장관의 다음 자리도 관전 포인트다. 이 대통령이 강 장관에 대해 전폭적인 신뢰를 보내고 있음에 비춰 강 장관이 새로운 자리없이 물러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 여권 일각에서는 강 장관에게 대형 공기업 사장직 등을 배려해주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지만, 이 역시 구체화된 것은 아니다.

셋째 강 장관의 후임으로는 △윤진식 전 산업자원부 장관 △윤증현 전 금융감독위원장 △진동수 수출입은행장(전 재정경제부 차관) △박병원 청와대 경제수석(전 재경부 차관) △김석동 농협경제연구소 대표(전 재경부 차관) △이한구 전 한나라당 정책위의장 △임태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 등이 거론된다. 윤 전 장관은 이 대통령과의 신뢰가 깊다는 점이, 윤 전 위원장과 진 행장, 김 대표는 금융에 잔뼈가 굵다는 점이 강점이다.

한편 곽승준 전 국정기획수석, 허경욱 청와대 국책과제 비서관이 재정부 차관으로 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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