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대치' 세밑 국회, 여야 결전 'D-데이'는?

머니투데이 박재범 기자, 조철희 기자 2008.12.25 15: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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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대치 상황은 성탄절인 25일에도 풀리지 않았다. 이날은 한나라당이 대화 시한으로 제시한 날이었지만 여야간 만남조차 없었다.

오히려 각자 '결전의 날'을 준비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일각에선 '합의 처리'는 물건너갔고 여당과 야당의 충돌만 남았다는 관측까지 제기됐다. 이에따라 자칫 얼어붙은 정국이 새해까지 이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D-데이'는 29일? = 한나라당은 강행 처리쪽으로 기운 분위기다. 대화 시한을 지난 터여서 "할 만큼 했다"는 기류가 지배적이다. 당내에선 "결단만 내려지면 곧바로 움직인다"는 소리도 많다.

소속 의원들에겐 주말 대기령까지 내린 상태다. 그러나 실제 주말에 움직일 가능성은 많지 않다. 마지막 물밑 협상과 함께 처리할 법안들을 재점검하는 등 내부 정비를 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홍준표 한나라당 원내대표도 "현재 추진중인 114개 법안을 다시 추려 28일께 처리 범위를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를 고려할 때 1차 공격 시점으론 29일이 꼽힌다. 다만 직권 상정보단 일단 중점 법안의 상임위원회 상정 등을 시도하며 명분 쌓기를 할 가능성이 높다. 한 당직자는 "경제살리기 법안 등을 상임위에서 논의하는 것은 책무"라며 "국민들이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이후 직권상정이 갖는 정치적 부담도 줄일 수 있다는 장점도 갖고 있다. 결국 29일 1차 격돌에 있어 30일이나 31일께 쟁점 법안이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

한편에선 막판 여야 타협 가능성도 제기된다. 연내 처리 법안을 최소화한 뒤 경제 관련 법안만 합의 처리한다는 시나리오다. 하지만 청와대 등 여권 핵심부 기류가 강경하다는 점에서 가능성은 높지 않다.


◇여권 강온파간 입장 정리가 변수 = 여야간 대화보다 오히려 관심이 쏠리는 것은 여권 내부의 입장 조율이다. 무엇보다 단독 처리를 하더라도 강경파와 온건파 중 어느 쪽 입장이 더 반영되는지가 핵심이다. 처리 법안 수는 물론 향후 정국 운영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는 점에서 그렇다.

헌법불합치·위헌 해소 법안, 새해 예산안 부수법안, 민생 법안 등엔 강온파가 이견이 없다. 하지만 이른바 '이념 법안' '사회개혁법안' 등을 놓고선 미묘한 차이가 감지된다. 대기업의 방송 진출 등을 허용하는 미디어 관련법, 사이버 모욕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등이 대표적이다.



청와대를 비롯 여권 강경파는 일괄 처리하자는 입장이다. 어차피 매를 맞을 것이라면 한번에 맞고 가는 게 낫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원내 지도부는 다소 신중하다. 사회개혁 법안도 처리하되 여론 지지가 높은 법안을 선별하자는 쪽이다. 여론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법안만 처리, 향후 정국 주도권도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포석이 깔려 있다.

반면 당내 온건파는 여론 부담과 후폭풍을 감안하자는 데 무게를 싣고 있다. 논란이 될 법안들은 내년으로 미루고 반드시 필요한 법안만 우선 처리하자는 입장이다. 김형오 국회의장이 직권상정을 택할 경우 정치적 부담 등을 고려, 상정 법안 숫자를 최소화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한편에선 여권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이나 미디어 관련 법 등을 대여 협상 카드로 활용할 것이란 관측도 내놓고 있다. 야당에 국회에 들어오는 명분을 주는 한편 여당으로선 필요 법안을 처리하는 실리를 챙기자는 시나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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