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그룹, 지주사 전환 수순 들어갔나

머니투데이 백진엽 기자 2008.12.24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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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 주요 계열사 지분 확대..화학·패션 사업지주회사 가능성 제기

코오롱그룹의 모기업인 ㈜코오롱 (14,760원 ▲30 +0.20%)이 주요 계열사들의 지분을 대폭 확대한 것은 지주회사로의 전환을 위한 수순으로 읽히고 있다.

㈜코오롱은 24일 남성 정장 중심 의류 계열사인 캠브리지 주식 49만5000주를 매입, 기존 2.01%이던 지분율을 20.1%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시스템통합(SI)인 코오롱베니트의 지분 20%도 사들였다.



이에 앞서 지난 7~8월에는 패션 핵심 계열사인 FnC코오롱 주식 771만1263주를 공개매수해 지분율을 85.43%로 확대했다.

이번 지분 매입에 대해 코오롱그룹은 지배구조를 개선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주회사 전환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고 당장은 경영 효율성 차원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코오롱그룹 관계자는 "그동안 사업포트폴리오 고도화 및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향후에도 사업구조조정과 재무구조 개선작업을 지속적으로 펼쳐 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FnC코오롱 주식을 공개매수할 때도 코오롱그룹측은 "아직 공개매수 이후 방향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이 없다"며 "FnC코오롱은 성장성과 수익성을 모두 갖춘 기업이라는 판단으로 공개매수를 추진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계와 증권가에서는 이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는 분위기다. 그동안 코오롱그룹이 사업구조를 조정할 때마다 불거지는 사업지주회사 체제로 가기 위한 수순이라고 보고 있는 것. 당장은 아니더라도 추후 지주회사를 추진할 경우 계열사 주식 매입 등에 목돈이 들어갈 수 있으니, 미리 여유가 될 때마다 지분구조를 정리하는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특히 증권가에서는 ㈜코오롱과 FnC코오롱을 합병해 ㈜코오롱이 화학과 패션사업을 영위하는 사업지주회사가 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 경우 캠브리지 역시 합병을 하거나 아니면 자회사로 두더라도 만약을 대비하는 차원에서 이번에 지분을 확대했다는 분석이다.

코오롱베니트의 지분을 사들인 것 역시 ㈜코오롱이 계열사 지분을 직접 보유해 향후 운신의 폭을 넓히기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코오롱그룹측은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전혀 없다"며 "지주회사가 됐든, 다른 것이 됐든 그룹과 각 계열사 이익이 최대화되는 쪽으로 나아갈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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