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3월 버스라인은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근무제도 주간 1교대제를 2교대제(주간 10시간+야간 10시간)로 바꿨다. 진통도 많았다. 2번이나 조합원들의 반대로 무산된 끝에 10개월 만에 이룬 합의였다. 그리고 내년 1월부터는 주간 연속 2교대제(8+9) 시범실시를 앞두고 있었다.
이로써 채 두 해를 넘기지 못하고 근무제 변경이 또 도마에 올랐다. 노조는 당장 불만이다. 회사가 인력을 새로 뽑아 지난해 2교대제로 바꿀 때 전주공장 조합원들이 우려했던 ‘물량 감소에 따른 잉여인력 발생’이 현실화됐기 때문이다.
문제는 쉽지 않아 보인다. 현대차 노사관계의 최대현안인 주간연속2교대제가 걸린 까닭이다. 주간연속2교대제는 근무 시작시간을 가능한 앞당겨 2교대제를 운영하면서도 밤샘근무를 없애는 근무형태. 이 제도를 시범실시하기로 한 전주공장에서 먼저 1교대 추진안이 나왔다는 점에서 민감할 수밖에 없다.
노조는 2009년에 근무체제를 반드시 주간연속2교대제로 전환해 잔업과 상관없이 임금이 보장되는 ‘월급제’로 바꾸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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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어붙은 경기만큼 노사관계도 싸늘해지는 양상이다. 하지만 지난해 성공적 노사협력의 경험이 있다. 극적으로 2교대제에 합의한 전주공장은 2007년 국내 대형버스 시장에서 전년대비 38% 늘어난 9288대를 판데 이어 해외에서도 41.5% 증가(3864대)한 판매성과를 거뒀다. 올해도 경기한파가 몰아치기 전까지는 연간 생산능력 12만5000대의 세계최대 규모 상용차 단일 공장이라는 자신감에 차 있었다.
“천국과 지옥 중에서 지옥은 결정적인 순간에 중립을 지키는 자들이 가게 됩니다.” 지난해 비난을 무릅쓰고 2교대에 합의했던 당시 노조 집행부가 남긴 이 메시지처럼 지금이 노사 모두에게 ‘지옥문 결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런 일촉즉발의 위기상황에서 과감한 결단을 못 내린다면 회사가 지옥문으로 걸어 들어가는 건 순식간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현대차의 노사협력 여부는 자동차업계 뿐 아니라 산업계 전반에 위기극복 가능성을 점쳐 볼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극단적 위기를 맞아 일방의 희생이 아닌 노사 양측의 '극단적' 협력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