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의사 - 2009년 증시, 500 vs 1,500

머니투데이 이대호 MTN 기자 2008.12.23 1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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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N 특별대담 시골의사의 2009 한국경제 대전망

힘들었던 2008년과 작별하면 새해에는 좀 나아질 수 있을까. 증시전망이 500포인트에서 1,500포인트로 극명하게 엇갈리는 가운데 머니투데이방송, MTN이 특별기획 5부작, '시골의사의 2009년 한국경제 대전망'을 마련했다.

23일 오후 4시에 방송되는 2부의 주제는 '2009년 증시, 500 vs 1,500.' 새해 증시를 바라보는 눈이 극과 극에 달려있어 개인투자자의 경우 한 쪽으로 귀를 모으기 쉽지 않은 상황에서 △2008년 증시 소회 △루머 단속 찬반 △극과극 코스피 전망 △개미들의 무리한 매매 △ 새해 경제심리 등에 대해 활발한 토의가 이뤄졌다.





시골의사의 한국경제 대전망 2부 <2009 코스피 500 VS 1500> 다시보기



-시골의사, 박경철 원장(이하 사회)=업계와 학계, 언론계까지 한 자리에 모이셨으니까 2008년 증시를 돌아보는 소회부터 들어보죠.
▶장범식 숭실대 교수 겸 증권학회장(이하 장 교수)= 외환위기 이후 올 한 해가 가장 극심한 변동폭을 보였다. 대내적인 요인보다는 대외적인 요인이 국내시장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친 가운데 금융시장의 위기가 실물경제로 전이되고 다시 실물경기 침체가 금융시장을 강타하는 형상이었다.
▶홍성국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이하 홍 센터장)= 신용, 파생상품과 레버리지 투자의 규모를 지금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이로 인해 미국부터 아프리카까지 전 인류 모두가 위기에 노출이 됐고, 지축이 흔들렸다고 표현하고 싶다.
▶한상춘 한국경제신문 논설위원(이하 한 위원)=올해는 'I(인플레이션)공포'에서 'S(스태그플레이션)공포' 'D(디프레션)공포' 'GD(대공황)공포'를 거쳐 'J(실업)공포'에 이르기까지 엄청난 변화를 겪었습니다. 1년 동안 이렇게 극심한 변동을 보인 것은 아마 역사상 처음일 것입니다.

-사회=이번 위기가 외국에서 시작됐기 때문에 바깥의 불만 끄면 된다 싶었는데 외국의 불을 끄는 모습을 구경하다 우리 내부의 피해도 만만치 않았다. 한국 시장의 변동성이 커진 이유는?
▶홍 센터장=맞는 말이다. 요즘 이곳저곳 다니면서 잘못했다는 말을 많이 하고 다닌다. 그러나 이번 위기는 신자유주의 이데올로기가 통일 된 세계화 기반에서 전 세계가 겪은 첫 위기다. 한국만 피해가 컸다고 이해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장 교수= 그동안 국제 금융시장에서 문제가 생길 때마다 소방수 역할을 해왔던 미국에서 문제가 생겼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현재의 금융위기는 개별국가나 특정지역에서 다룰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섰다는 점에서 과거 산발적으로 나타났던 금융위기와 근본적으로 차이가 있다고 본다.
또 이번 위기를 계기로 금융시스템의 개혁을 근본적으로 논의하고 모색해야 할 시기가 된 것 같다. 우리나라가 실제 서브프라임이라는 위험에 매우 제한적으로 노출됐음에도, 급격한 환율상승과 금융시장의 자금경색으로 혼란을 겪은 것은 기본적으로 국제 환시스템에 대한 장기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특히 조심스럽게 진행되고 있는 국제적인 통화 질서에 대한 논의에서 우리 정부가 적극적인 목소리를 내야 할 시점이고, 한중일 통화협력 체제 등 아시아권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본다.

-사회=올해 루머 자체가 많기도 했지만 루머가 현실이 된 것도 있어서 루머를 루머라 부를 수 없는 측면도 있다. 루머를 단속해야 한다고 보는가.


▶홍 센터장=루머도 정상적인 금융시장에 있는 한 부분이기 때문에 단속까지는 할 필요가 없다고 본다. 루머로 인해 경제 주체들이 긴장하고 대응할 수 있는 측면도 있다. 또 작년에 코스피가 8,000포인트 간다고 말한 사람처럼 낙관과 비관의 루머가 다 어우러져서 시장이 형성되는 것이다.

▶한 위원= 지금처럼 경제가 안 좋을 때는 루머가 루머를 낳게 되고 이런 루머에 의해서 경제주체들이 마이너스 배팅을 하게 되고 마이너스 배팅을 하게 되면 경제가 더 어렵게 된다. 결과적으로 루머에 의해 가장 큰 피해를 받는 사람은 대응력이 떨어지는 국민들이다.



▶장 교수= 정보 공개의 양이 많아지면 루머도 자연스럽게 소멸될 것이다. 단속이라는 구체적인 규제보다 민간의 소송을 통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아예 말을 못하게 하는 것보다는 잘못된 것에 책임을 지게 하는 것이 옳다. 또한 외국에서 시작된 루머에 대해서는 국가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사회=지금 나오는 코스피 전망을 살펴보면 500에서 1,500까지 편차가 굉장히 크다. 사실 전망이라는 것 자체가 참고에 지나지 않는 것이지만 그래도 이렇게 기관의 전망이 극단적으로 갈리면 참고로 쓰기에도 좀 곤란하지 않겠나.

▶홍 센터장= 시스템이 붕괴됐다가 복원되는 과정에서는 편차가 많이 날 수밖에 없다. 외환위기 때는 300포인트에서 1,000포인트까지 3배 이상 움직였다. 다만 생각의 중심선을 어디에 두느냐가 중요한데, 지금은 전반적으로 1,000포인트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500 간다고 말하는 사람들은 도대체 근거가 뭔지 한번 만나보고 싶다(웃음). 우리경제의 시스템이 무너지도록 그냥 놔두면 500이 아나라 300, 200도 갈 수 있다. 그것을 방지하기 위해 전 세계 모든 국가가 나서서 금융기관을 살리고 경기부양책을 내고 있기 때문에 그런 식(500포인트라는 극단적인 표현)으로 분석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한 위원= 만일 코스피가 500포인트까지 떨어진다면 그 과정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보겠나. 500포인트 간다고 분위기를 조장해서 한 사람의 스타를 만드는 것보다, 정부든 기관이든 개인이든 그렇게까지 가지 않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회=위기는 V자로 회복된다는 말에 대해서는?

▶홍찬선 MTN 경제증권부 부국장(이하 홍 부국장)=IMF때와 달리 이번에는 미국에서 시작된 글로벌 위기기 때문에 실물부분의 장기적인 침체도 예상된다. 여기서 더 크게 하락할 가능성도 많지는 않지만 급격한 V자 회복도 어려워 보인다.

-사회= 요즘 개미의 귀환이라 하기도 하고 IMF의 추억이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큰 자산을 보유한 사람들은 지금이 학습적으로 기회라고 보고 들어오는 것도 있고, 단기차익을 노리는 경우도 생기고 있는데, 이렇게 무리하게 나서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 하나.

▶장 교수= 결론적으로 개인들이 단기차익을 노리고 주식시장에 뛰어드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방식이다. 시장의 악순환이 계속 반복되고 있고 앞으로도 이런 변동성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상황에서 개인들이 단기적인 투자 수익을 노리는 것은 굉장히 위험할 수 있다.
▶홍 부국장= 미네르바가 이야기한 500이든 작년 2,000포인트 때 나온 3,000포인트든 숫자보다는 경제 내용이 담고 있는 것을 봐야 그 숫자의 의미도 알게 되는 것이다. 실제로 투자를 한다면 공부를 해야 한다. 공부를 안 하고는 투자를 안 하는 것이 원칙이다. 많은 분석없이 안전한 투자를 원한다면 적립식 펀드를 권하고 싶다.

▶한 위원=위기가 극복되는 과정에서 심리가 중요하다면 올해처럼 너무 비관적으로 보는 자세는 지양해야 한다. 외국인은 자신들의 자본을 확충하는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기초체력과 상관없이 떠나는 모습이었고, 그 과정에서 우리증시가 많이 떨어졌기 때문에 가격적으로 다시 저평가돼 있다면 굳이 저평가라는 표현을 쓰지 않더라도 외국인이 다시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또한 정책 당국이 문제를 풀어가고, 국민이 비관적으로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우리는 경제를 살릴 수 있고 기회를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장 교수= 상대적으로 견실한 기업구조를 가지고 있는 나라가 한국이다.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여러 가지 위기요건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이 난국을 슬기롭게 헤쳐 나갈 수 있을 것이다. 정치권도 신뢰를 얻기 위해서 노력할 필요가 있고, 증권시장이야 말로 단기적인 투자가 아닌 진짜 장기투자를 위한 기틀을 쌓을 시점이 바로 지금이다. 대외적으로는 국가 간의 긴밀한 공조체제가 필요하고, 대내적으로는 한 치의 오차도 없는 감독과 정책의 수행이 필요하다. 또한 시장이 어려운 때일수록 우리에게 부족한 인프라를 보완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본다.

-사회= 오늘 토론을 듣고 나니 그동안 캄캄했던 길이 그나마 어렴풋이 보이기 시작하는 것 같다. 2009년도 쉽지 않겠지만 언젠가는 나아질 것이라는 희망을 갖는 것이 비관하는 것보다는 훨씬 나을 것이다.

'MTN 특집 시골의사의 2009 한국경제 대전망'은 이번주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5회 시리즈로 방송되며, MTN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다시 볼 수 있다.



*. 방송시간
MTN특집 ‘시골의사의 2009 한국경제 대전망’
본방 : 월~목요일 오후 4시, 금요일 오후 5시
재방 : 월~금요일 밤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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