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장 "중기대출 이달 왜 줄었나”

머니투데이 권화순 기자 2008.12.22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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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은행권 ‘복지부동’ 경고… "어부지리 안된다"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이 은행의 ‘복지부동’에 대해 강력하게 경고했다. 중소기업 지원과 가계대출 부담 완화를 주문했지만 은행들이 행동에 나서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다. 이달 들어 중기대출 실적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은행이 3곳이라는 지적이다.

김 원장은 22일 오전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은행장과의 간담회를 갖고 “적극적으로 일하다가 실수한 것에 대해서는 용납할 것이나 일하지 않는 사람이 어부지리를 얻어서는 안된다는 점을 금융권에서도 유념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일하지 않고 실수도 않는 (소극적인) 공직자 보다는 실수를 하더라도 일을 적극적으로 책임지고 하는 공직자가 되길 바란다”고 말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김 원장은 "정부와 양해각서(MOU)를 맺으면서 중소기업 대출 비율을 늘리겠다고 했던 주요 은행 7개 가운데 3곳은 오히려 마이너스"라면서 "연말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 각 은행들이 중소기업대출 목표 달성에 특별히 신경을 써 달라"고 주문했다.



은행의 복지부동 행태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비판했다. 그는 “그동안 은행이 여러 가지 이유로 중소기업 금융지원에 소극적이었다”며 “스스로 계획하고 있는 자기자본확충 목표를 차질없이 추진하고 주주 증자, 적정 배당 등을 통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도 자본확충펀드를 통해 20조원을 지원할 계획이고 이를 바탕으로 중소기업 지원에 적극 나서 달라”며 “12월은 중소기업대출 잔액이 감소하는 계절적 특성이 있지만 은행장이 직접 나서 자체적으로 계획하고 있는 중소기업 지원 목표를 달성해 달라”고 주문했다.

가계부담 완화에 대해서는 비판의 강도가 더 높아졌다. 김 원장은 “지난 10월에 가계대출 부담완화 세부 추진방안을 마련해 각 은행에 적극적인 추진을 요청했다”며 “하지만 아직까지 은행의 추진 실적은 매우 부진하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일시적인 어려움으로 부실화 우려가 있는 가계차주가 만기재조정, 거치기간 연장 등을 통해 어려운 시기를 극복할 수 있게 된다면 이는 은행의 건전성 유지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며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가계의 부담 완화를 위해 노력해 달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김 원장은 “은행은 국민경제의 중추이기 때문에 어려운 시기이지만 정부에서 은행에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며 “은행 스스로 비용절감 등 내부경영 합리화를 위한 특단의 노력을 경주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시중은행장들은 연말까지 중기대출 실적을 적극 늘리겠다고 밝혔다.

이종휘 우리은행장은 "예대상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기업들의 자발적인 상환 등으로 전달대비 중기대출 실적이 줄었다"면서 "중소기업 지원에 적극 나서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는 국민, 우리, 신한, 하나, 산업, 기업은행장과 농협 신용대표 등 7개 은행장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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