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매물건도 급증해 서울시내 빌딩가격이 최근 수개월새 20% 가까이 하락했다. 명동에선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알짜 매물까지 쏟아진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경매, '큰장' 선다"=명동 사채시장에서 부동산 담보대출 문의가 폭증하고 있다. 주로 자금난을 겪는 중소기업들이 타진하는데 평소보다 50%가량 늘었다고 한다.
기존 부동산 담보대출도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명동의 한 업체는 수도권 중소기업에 공장부지를 담보로 대출을 해줬으나 최근 이 업체가 부도를 내는 바람에 후속 처리를 두고 고민에 빠졌다.
명동에선 내년 경매시장이 외환위기 이래 최대 호황기를 맞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중소기업의 자금난이 임계점을 넘어서면 담보로 잡힌 공장이나 부동산이 쏟아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개인이 소유한 주택은 이보다 조금 늦은 내년 2~6월쯤 매물로 속속 등장할 거란 얘기다.
명동 관계자는 "내년에 '큰 장'이 설 것으로 본 경매교육업체들이 수강생을 대거 모집하고 있다"면서 "과거에는 공동 투자를 통해 일반인들도 싼값에 경매물건을 사들일 수 있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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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합병(M&A)? 부도 후에 보자"=명동의 전주들은 M&A를 할 때도 종전보다 손익계산을 보다 꼼꼼히 한다.
명동의 한 중개업체는 10일 전 중소기업 매각을 의뢰받아 전주와 M&A를 타진했다고 한다. 하지만 전주는 "부도가 나면 보자"고 곧바로 거절했다. 기술력은 좋으나 수출업체여서 환차손이 상당했다는 전언이다.
명동 관계자는 "전주들이 영업권 기술력을 인정해주면서 비싸게 사야 하는 M&A엔 소극적으로 돌아섰고 부채문제 등이 다 드러난 부도업체를 사들이는 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