펑크난 경제타이어, 바람 넣는다한들...

머니투데이 오상헌 기자 2008.12.21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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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증시전망]"경기침체 짐 진 증시 높이뛰기 한계는 1200선"

올해 주식시장은 글로벌 금융위기와 전세계적 실물경기 침체로 생지옥을 경험했다.

코스피지수가 역대 최고점을 기록한 것이 불과 1년 남짓 전인 지난 해 10월31일의 일이었다. 당시 코스피지수는 2064.85를 찍으며 '꿈의 2000시대'를 열었다. 그로부터 꼭 1년이 흐른 지난 10월24일. 코스피지수는 938.75로 종가기준 연중 최저점을 갈아 치웠다. 역대 최고점 대비 55.4% 폭락한 수준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후폭풍에 휩쓸려 1년새 '자이로드롭 장세'를 연출했던 셈이다.

불행 중 다행이랄까. 그 이후 연말에 접어들면서 우리 증시는 썩 나쁘지 않은 분위기로 흐르고 있다. 11월 이후엔 제한적이나마 상승장이다. 당장 지난주만 해도 그렇다. 5일 연속 지수가 상승했다. 심리적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60일 이동평균선도 넘어섰다.



19일엔 1180.97(19일 종가)까지 지수가 올라 1200선을 목전에 두고 있다. 주간 기준 코스피지수의 상승률만 7%대에 달할 정도다. 한국은행의 금리인하 및 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책 발표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제로금리 및 양적완화 정책 공언 등이 호재로 다가왔다.

경기부양에 대한 바람이 투자심리로 연결돼 상승장을 견인한 셈이다. 증시 전문가 사이에선 '유동성 랠리'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또렷해지는 달러화 약세 기조도 증시를 따뜻하게 데우는 재료가 되는 모습이다. 지난 주 원/달러 환율은 5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1300원 밑으로 떨어졌다. 지난 19일 종가가 1290.00원으로 지난 달 5일 이후 최저치다. 환율 하락세에 힙입어 외국인은 지난 주 4205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떠받쳤다.

이렇듯 국내 분위기만 놓고 보면 '단기적'이란 전제 하에선 더없이 좋다. 적어도 '산타랠리'에 대한 기대가 성급하거나 과하지 만도 않아 보인다. 허약한 펀더멘털(기초체력)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는 점은 여전히 우려스럽지만 연말 들뜬 분위기를 이어갈 '센티먼트(심리)'와 단기 재료가 충분하다는 점에서다.

그러나 시선을 미국으로 돌려보면 금융과 실물의 쌍끌이 한파에 몸을 떨어야 하는 현실에 변함없다. 미국 다우존스 지수는 지난 주 코스피지수완 달리 0.6% 하락했다. 지난 주말(현지시간 19일)에는 뉴욕증시가 미 정부의 자동차업계 '빅3' 구제(174억달러 투입) 소식에도 혼조세를 보였다.


금융구제가 문제의 근본적 해결이라기 보단 파국 시한을 연장한 것이란 평가 때문이었다. 고양이 목에 방울은 달았지만 기대효과 측면에서 불확실성이 투자심리를 제한하고 있단 얘기다. 이와 함께 주말 뉴욕증시에선 S&P가 미국과 유럽의 12개 금융기관의 신용 등급을 낮추거나 전망을 변경한 것이 지수 하락을 부채질했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탄탄해진 증시 수급, 외환시장 안정, 유동성 랠리 기대감으로 연말 증시가 따뜻한 분위기로 흘러가고 있다"면서도 "펀더멘털 모멘텀이 뒷받침되지 않고 있는 점, 미국 빅3 처리 방안이 모호한 점 등이 시장엔 여전히 부담스럽다"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그는 "기술적 반등과 유동성 랠리의 중간 형태로 보여지는 최근 증시의 1차적인 한계선이 1200선 정도지만 1200선 이상의 영역은 단기적으로 다소 부담스럽다는 판단"이라고 덧붙였다. 마치 펑크난 타이어에 바람을 넣는다한들 제대로 굴러갈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다.

김중현 굿모닝신한증권 연구원은 "미국 변수(빅3 구제)의 동향에 다시금 주목을 높이되 주초반까지 충격이 이어지더라도 시장에서의 계단식 저점 상승 추세가 유효하게 지속된다면 기술적 반등의 관점을 유지하는 대응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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