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전화가입자 2000만명 무너지나

머니투데이 송정렬 기자 2008.12.23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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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전화 번호이동 급증세...가입자 이탈 및 매출감소 대비책 마련 시급

KT (40,800원 ▲1,050 +2.64%) 시내전화(PSTN) 가입자 수가 2000만 명 이하로 주저앉게 생겼다.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제가 지난 10월 31일 도입된 이후 11월 한달동안 번호이동 신청건수는 11만 건에 달했다. 이에 따라 시내전화 시장의 90%를 장악하고 있는 KT 가입자 수도 한달새 8만 명이나 빠졌다.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KT 시내전화 가입자 수는 내년 초 2000만 명 이하로 추락할 수밖에 없다. 가입자수 2000만 명은 KT가 정해놓은 전화 가입자 이탈 및 매출방어의 마지노선이다.

KT가 유선전화 매출방어에 주력하며 인터넷전화를 외면하는 기존의 수세적 전략으로는 더 이상 버틸 수 없는 ‘한계점’에 내몰리고 있는 셈이다.
▲KT 시내전화 가입자수 추이 (단위 만명)▲KT 시내전화 가입자수 추이 (단위 만명)


◇인터넷전화, 유선시장 잠식 본격화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이 시행 두달째를 맞아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23일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에 따르면 12월 들어 보름새 인터넷전화 번호이동 신청건수는 8만7818건에 달했다. 이런 추세라면 조만간 전달 11만 건을 넘어 월말이면 20만 건에 육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터넷전화 번호이동 신청자 대부분이 KT 시내전화 가입자라는 점을 고려하면 12월 KT 시내전화 가입자의 이탈규모는 전달보다 훨씬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11월말 KT 시내전화 가입자 수는 2049만 명으로 전달에 비해 8만 명이나 줄었다. 올들어 월 기준으로 가장 많은 가입자가 빠졌다. 그러나 KT는 여전히 인터넷전화를 외면하고 있어 인터넷전화 가입자 수는 11월 한달간 1만명 늘어 31만 명을 기록했다.

KT 입장에선 내년이 더 문제다. 경기침체로 인터넷전화의 바람몰이가 내년에 더욱 거세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LG데이콤은 11월말 현재 112만 명인 인터넷전화 가입자를 내년 말까지 260만 명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잡고 있다.
▲KT 전화사업매출 추이 (단위 억원)▲KT 전화사업매출 추이 (단위 억원)


◇KT 전화사업의 매출 방어선 무너지나

KT도 앞으로 대응마케팅에 나서겠지만, 현재 인터넷전화의 확산세를 고려하면 두새달이면 KT의 시내전화 가입자수가 2000만 명 이하로 떨어질 수 있다.

전화사업의 방어선인 가입자수 2000만 명이 무너지면 가입자 이탈과 매출감소세도 더욱 두드러질 공산이 크다. KT로선 전화 사업을 넘어 당장 내년도 전체 매출 달성 및 성장계획에 심각한 타격을 입을 수 있다.



매년 뒷걸음질치고 있지만, KT 전화사업은 여전히 12조원에 달하는 KT 전체매출의 절반가량을 견인하는 주력사업이다.

전화사업 매출은 전화매출과 LM(유선에서 무선으로 거는 전화)매출을 합쳐 2003년 6조8371억 원에 달했지만, 지난해 5조7819억원에 그쳤다. 4년 만에 1조500억 원의 매출이 날아간 셈이다. 전화사업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3년 59%에서 지난해 48%로 11%포인트나 떨어졌다.

매출 방어에 안간힘을 섰지만, 올해도 전화사업 매출은 3000억원 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KT로선 내년에는 과감한 요금인하를 통해 유선전화의 경쟁력을 높이든 인터넷전화를 드라이브하든 새로운 전략 카드를 꺼내야 하는 한계상황에 몰리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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