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식품부-농협, '감사 갈등' 전면화

머니투데이 여한구 기자 2008.12.17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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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임 중앙회장의 비위를 계기로 농협에 대한 강도 높은 개혁 작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정부의 특별감사를 둘러싼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농식품부 감사관실 간부는 17일 이례적으로 기자실을 방문해 "농협이 정부의 감사를 방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요지는 농협이 정기감사에서 인사 부문에 대한 자료 제출을 거부해 지난 10일부터 농식품부 장관의 지시로 특별감사에 들어갔으나 농협 노조의 조직적인 반대로 감사가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정부에서 감사 내용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찾아보기 힘든 일이다.

이 관계자는 "노조의 반발이 계속될 경우 노조를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고발하면서 감사원에 특별감사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농협이 관리하는 회원조합지원자금에 대한 정확한 실태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면서 이 자금 사용처에 대한 의혹도 제기했다.

특별감사를 지시했던 장태평 농식품부 장관은 농협의 감사 방해에 격노, 전날 최원병 농협회장을 만나 노조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를 주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대해 농협은 농식품부의 인사자료 제출 요구가 감사의 범위를 벗어난 '월권'이라는 반응이다.


농협의 한 관계자는 "개인에 대한 인사고과 등 민감한 사안이 담겨 있어 자료제출을 꺼리는 것인데도 개혁 분위기에 편승해 너무 강압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다"고 불만을 표시했다.

농협측은 조합지원자금과 관련해서도 "매년 목적사업 이행여부에 대한 현장 실태조사 등 사후관리를 실시하고 있다"고 항변했다.



농협측 관계자는 "사업목적과 관계없이 중앙회가 임의 또는 자의적으로 자금을 지원한다는 표현은 적절치 못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농협 안팎에서는 "대통령의 언급에 따라 농협 개혁위까지 구성한 정부는 차제에 개혁을 더 확실히 하려고 하고 있고, 내부 불만이 비등한 농협은 반발하는 형국"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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