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부-국토부 투기지해제 또 '엇박자'

머니투데이 김정태 기자 2008.12.17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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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경기부양"vs"투기재연"… '불협화음' 정책 불신만 키워

최근 집값이 급락하고 있는 서울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를 투기지역에서 해제할지를 놓고 기획재정부와 국토해양부가 '엇박자'를 냄에 따라 해당 지역 주민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

재정부-국토부 투기지해제 또 '엇박자'


17일 정부가 내년 초 서울 강남·서초·송파구 3개 지역을 '주택투기지역'에서 해제하는 방안을 추진한다는 보도가 나오자 재정부는 "검토한 적이 없다"며 즉각 해명자료를 냈다.



김동수 재정부 1차관은 이날 한 케이블 방송에 출연해 "서울 강남 3구는 그동안 많이 올랐고 주택 가격 상승의 주도적 역할을 하기 때문에 투기지역 등 관련 규제를 해제하는 문제를 좀 더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며 "현 단계에서 해제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토부의 입장은 다르다. 국토해양부 도태호 주택정책관은 "강남 3구를 내년 초 투기과열지구 등에서 해제하는 내용을 검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투기지역도 함께 해제해야 하기 때문에 재정부와 협의가 필요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18일 재정부의 대통령 업무보고가 끝난 뒤 이 사안을 두고 협의를 가질 예정이지만 오는 22일 국토부 업무보고에 포함시킬지 여부는 확정된 것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투기과열지구는 국토부가, 투기지역은 재정부가 각각 지정과 해제에 대한 권한을 갖고 있다.하지만 통상 투기과열지구와 투기지역은 함께 해제되기 때문에 재정부의 동의가 필요하다.

국토부는 강남3구 투기지역 해제 혼선과 관련 언론보도 탓으로 돌리고 있으나 따로 해명자료를 내지 않았다. '시기'가 문제일 뿐, 풀건 풀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강남지역이 오히려 다른 지역에 비해 주택값이 급락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투기지역으로 묶어 둘 명분이 없다는 입장이다.

국토부와 재정부가 이처럼 '엇박자'를 내는 이유는 '경기부양'과 '투기우려'에 대한 시각이 상충되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내수의 주요 축인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되고 있어 관련 규제들을 대부분 풀어 연착륙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재정부는 당장 규제를 풀어도 부양효과가 작고 오히려 '강남발 투기'가 재연될 우려가 높다고 보고 있다.

앞서 11·3대책에서도 국토부는 강남 3구까지 포함한 투기해제와 분양가상한제 폐지를 주장했지만 재정부가 반대하면서 이같은 내용이 대책에서 빠졌다. 또 국토부는 지방 미분양 해소를 위해 5년간 양도세 비과세가 현실적인 대안으로 보고 있지만 재정부는 이에 대해 부정적이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두 부처의 '불협화음'은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감만 더욱 키운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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