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경 '비자금' 의혹 수사 어디까지 확대되나

류철호 기자, 김희정 기자, 박희진 기자 2008.12.17 2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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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형석 부회장 '횡령' 등 혐의 구속‥검찰, 정·관계 로비 의혹 규명에 주력

'애경그룹발' 비자금 조성 의혹 수사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다.

애경그룹 창업자인 고 채몽인 애경산업 사장의 장남이자 그룹의 실질적인 경영자인 채형석(48) 총괄부회장을 둘러싼 의혹의 실체가 조금씩 수면위로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것.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 남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김 창)는 17일 채 부회장을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애경그룹이 거액의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지난 9월4일 애경그룹 주요 계열사인 애경백화점을 압수수색한 지 3개월여 만이다.

검찰은 채 부회장 구속에 앞서 애경그룹이 애경백화점 주차장에 건립 중이던 주상복합상가를 매입해 분양대금 수백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시행사인 ㈜나인스에비뉴 최대주주 장모(46)씨를 구속 기소했다.



또 장씨에 대한 수사를 통해 애경백화점 주차장 개발관리업무를 담당했던 ㈜애경이앤씨 대표 박모(48)씨가 회삿돈 수십억원을 빼돌린 사실도 밝혀내고 횡령자금의 사용처를 추적해왔다.

이와 관련, 검찰은 애경그룹이 수천억원대의 수익이 예상되는 상가 분양권을 매각한 점에 주목하고 있다. 막대한 분양수익이 예상되는데 굳이 매각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 나인스에비뉴는 2003년 10월 애경그룹으로부터 주상복합상가를 888억원에 매입해 3000억원대의 분양 수익을 올렸다.


현재 검찰은 애경그룹이 시행사와 결탁해 사업수익을 비자금으로 조성하려는 의도가 있었던 게 아닌지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이 건과는 별도로 박씨가 횡령한 수십억원의 회사자금이 어디에 쓰였는지도 조사 중이다.



검찰은 이미 박씨에 대한 수사를 통해 애경그룹 측이 박씨가 횡령한 자금을 컨설팅 용역 명목으로 장씨에게 보낸 뒤 자금세탁을 시도한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은 이 돈이 정·관계 로비를 위한 비자금으로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계좌추적 등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검찰은 채 부회장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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