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지역 해제 검토? 강남3구 '싸늘'

머니투데이 정진우 기자 2008.12.17 1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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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부-국토부 입장 상반… 시장 반응 시큰둥

↑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투기지역에서 해제되면 가격이 많이 떨어진 급급매물 위주로 거래는 이뤄질 수 있겠지만, 시장 상황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겁니다."(서울 강남구 대치동 E부동산 대표)

국토해양부가 17일 서울의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 지정돼 있는 투기지역과 투기과열지구를 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해당지역 부동산 시장 분위기는 여전히 차갑기만 하다.



이들 지역이 투기지역에서 해제되면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주택담보인정비율(LTV) 등 대출규제가 완화된다. 하지만 경기 침체가 가속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택 수요자들이 매수에 적극 나설지는 미지수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상가 내 K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는 "투기지역에서 해제된다는 소식이 어제부터 나왔지만, 아직 명확하게 결정되지 않아서인지 문의전화 한 통 없다"며 "현재 호가는 어제 발표된 11월 실거래가보다 더욱 떨어진 상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주에 급급매물로 나온 102㎡가 7억5000만원에 거래돼 그 이상에서 사려고 하는 사람이 없는 상황"이라며 "당분간 거래 없이 관망하는 사람들에 의해 호가가 형성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은마아파트 102㎡는 지난달 8억1500만원에 거래가 됐지만 현재는 7억1000만~8억원선에 호가가 형성돼 있다. 지난 1월에 9억8000만~9억9700만원에 팔린 아파트가 1년도 안 돼 2억5000만원이나 하락한 것. 이 아파트 112㎡는 1월만 해도 12억4500만원에 거래됐지만 현재 9억5000만~10억원에 나와 있다.

↑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5단지↑ 서울 송파구 잠실동 잠실5단지
송파구도 상황은 마찬가지. 새 아파트가 일시에 쏟아져 한동안 서울 아파트 가격 내림세를 주도했던 이 곳 역시 냉랭한 분위기다. 잠실동 잠실5단지 112㎡는 1월에 11억7000만~12억원선이었지만 지난달 8억5000만원에 거래가 됐다. 현재 호가도 8억5000만원선에 형성돼 있다.


이 아파트 115㎡는 지난 11월 10억선에 거래가 됐지만 현재 9억~9억1000만원에, 119㎡는 1월에 14억3000만원에 팔렸지만 현재 9억6000만~10억원에 나와 있다.

잠실5단지 Y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제2롯데월드 호재에 가장 민감한 잠실5단지만 최근 급매물 몇 가구만 거래됐을뿐 나머지 단지들은 거의 거래가 없다"며 "어떤 정책이 나와도 예전처럼 크게 움직이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잠실동 C부동산 관계자도 "투기지역 해제 같은 소식이 1년 전에 나왔다면 문의전화가 쇄도하고 가격에도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며 "정부 내에서 투기지역 해제를 두고 다른 의견을 보이고 있는데, 정작 집을 살 사람들은 별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서초구 아파트 시장도 별다른 반응이 없다. 거래는 물론 매수 문의조차 없는 상황이다. 지난달 5억9000만원에 거래된 신반포11차 82㎡는 현재 5억4000만원까지 가격이 떨어졌다. 잠원 한신 109㎡도 현재 6억8000만원에 호가가 형성돼 있어, 한 달새 1억원 가까이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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