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투사', 중동의 영웅으로 급부상

머니투데이 이규창 기자 2008.12.16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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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투사', 중동의 영웅으로 급부상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의 면전에 신발을 던졌던 기자가 중동 현지에서 '민중영웅'으로 급부상하고 있다고 15일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이 신문은 부시 대통령에게 자신의 신발 두 짝을 연거푸 던졌던 알바그다디아TV의 문타다르 알 자이디 기자가 환영받지 못한 전쟁에 대한 민중들의 분노를 상징하는 존재가 됐다고 전했다.



알 자이디 기자는 전날 이라크를 전격 방문한 부시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미국의 안보와 이라크의 안정, 세계평화를 위해 (전쟁은) 꼭 필요했다"고 주장하자, 이 말에 격분해 신발을 벗어 던졌다. 부시 대통령은 잽싸게 고개를 숙여 겨우 신발 세례는 피했지만 이 장면은 생중계를 통해 온 세계에 생생히 전달됐다.

사우디 현지의 한 신문사는 "알 자이디 기자가 던졌던 검은 구두 한 켤레를 1000만달러에 사겠다는 제의도 있었다"면서 "그의 구두는 세계에서 가장 유명해졌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리비아의 공주가 알 자이디 기자에게 용기를 치하하는 메달을 하사했고, 이라크 바그다드에서는 신발을 장대 끝에 매달고 미국의 즉각 철군을 외치는 시위가 곳곳에서 열렸다. 또한 이라크 남부도시 나자프에서는 시민들이 지나가는 미군 트럭을 향해 신발을 던지는 행위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수니파의 지도자 쿠타이바 라자는 "비록 그가 한 일은 교양없는 행동이었지만 미군의 강제점령에 반대하는 이라크인들의 감정을 보여준 것이었다"고 말했다.

시리아의 국영TV는 알 자이디의 사진을 온종일 보여주면서 그의 행동과 용기에 존경심을 나타냈고, '영웅적인 기자여, 너무 감사합니다'라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들이 거리에 가득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이같은 여론 때문인지는 확실치 않으나 알 자이디 기자는 최고 7년형에 처해지는 범죄를 저질렀지만 공식 기소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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