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C 투자 늘려 일자리 10만개 만든다

머니투데이 여한구 기자 2008.12.1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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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경제운용방향]너무 낙관적이라는 지적도

신규 취업자수가 가파르게 감소하고, 감원 한파가 몰아치는 가운데서도 정부가 내년 일자리 전망을 다소 낙관적인 10만개로 잡았다.

기획재정부는 16일 발표한 '2009년 경제운용방향'에서 "고용부진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정부의 정책적 노력이 효과를 발휘할 경우 10만개 정도의 일자리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전망은 한국은행이 전망한 내년 일자리 개수 4만개보다도 6만개가 많은 것으로 의외라는 반응을 사고 있다.

재정부는 당초 경기침체 심화로 기업의 신규채용이 막히고 구조조정 바람까지 거세지면서 내년 일자리 전망치를 발표하지 않는 방안까지도 검토했다. 재정부가 전날 배포했던 경제운용방향 사전설명 자료에는 성장률과 물가 등 다른 경제지표 전망은 제시됐지만 고용지표는 빠졌었다.



재정부 관계자는 "어려운 고용상황에서 일자리를 지키고 나누는 게 중요하지, 일자리 숫자를 제시하는 게 상대적으로 중요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지만 일자리 전망치를 최종적으로 제시하게 됐다"고 말했다.

정부가 고용 전망을 '포기' 할 정도로 일자리 여건이 최악이라는 반증이다. 실제 지난해 28만2000명에 달했던 신규 취업자수는 올해 1분기 20만9000명→2분기 17만3000명→3분기 14만1000명으로 감소하더니 10월부터는 10만명 아래로 내려갔다. 11월 신규 취업자수는 7만8000명으로 2003년12월(4만4000명) 이후 최악의 수치를 기록했다.

내수부진에 따른 실적악화에 시달리는 기업들이 신입사원 모집을 중단하거나 축소하면서 구직 자체를 포기한 '구직단념자'도 전년동월보다 2만5000명이나 증가했다.


이처럼 고용 관련 조건이 악화되면서 내년에는 올해보다 일자리 사정이 더 열악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고용지표가 경기에 후행한다는 점을 감안할때 내년 상반기에는 일자리가 늘어나기는 커녕 마이너스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많다. 보수적일 수 밖에 없는 정부가 예상한 내년 실업률도 올해(3.1%)보다 높은 3.4%다.

정부의 10만개 신규 일자리 전망이 너무 '장밋빛'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기도 하다.

통상 경제성장률이 2%면 일자리 증가가 정체되고, 그 이하로 떨어지면 일자리는 줄어드는 것으로 나와 있다. 한은이 내년 2% 성장을 예상하면서 신규 취업자수를 4만명으로 예상한 것도 다소 높게 잡은 것 아니냐는 지적을 받아야 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내년 3.3% 성장을 가정하면서 일자리 10만개 창출을 예상했다.

정부는 그러나 고용창출 효과가 큰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올해 19조6000억원에서 26%나 늘어난 24조7000억원으로 확대하고 서비스산업을 활성화시키면 달성이 불가능한 수치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여기에 비정규직 사용기간 확대 등으로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키우고 사회서비스 일자리 확대를 통해 일자리 축소를 최대한 막겠다는 복안이다.

정부 관계자는 "경제여건이 너무 혼란스러워 일자리 전망치를 밝히는데 고민이 많았다"면서 "객관적인 상황은 좋지가 않지만 정부와 민간이 합심한다면 이룰 수 있는 목표치로 설정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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