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먼저 버블 붕괴를 알린 곳은 서브프라임 모기지. 금리 인상으로 시중에 풀린 유동성이 줄어들자 주택 가격은 하락했다. 금리 상승과 집값 하락이 동시에 진행되자 낮은 신용도로 돈을 빌린 고금리 모기지 대출자들의 대출금 상환 능력은 급격히 고갈됐다. 집값이 오를 땐 은행권의 방임 속에 별 문제되지 않았던 부분이다.
고수익이라면 물불가리지 않던 금융권의 '탐욕'이 사태를 더 키웠다. 2006년 금융권의 전체 모기지 상품 중 서브프라임 모기지는 35%에 달했다. 2003년 13%에 불과했던 비중이 불과 3년새 3배 가까이 늘어났다. 아예 담보를 요구하지 않거나 만기가 40~50년에 달하는 상식 이하의 대출도 남발됐다.
결국 같은해 4월과 8월 뉴센츄리파이낸셜과 아메리칸 홈모기지 인베스트먼트 등 주요 모기지 업체들이 잇달아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서브프라임 사태가 월가 지형도를 완전히 바꿔놓을 것이라고 믿는 이는 거의 없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이면에는 파생상품이라는 더 큰 괴물이 숨어 있었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연체가 급증하면서 부채담보부증권(CDO), 자산유동화증권(ABS), 모기지유동화증권(MBS) 등 파생상품의 가치는 급락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파생상품에 투자했던 헤지펀드들의 수익성이 극도로 악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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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스탠더드앤푸어스(S&P), 무디스, 피치 등 3대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앞다퉈 모기지 파생상품에 대한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모기지 파생상품이 미국 국채만큼 안전하다며 최고 등급을 부여했던 이들이다. 월가와 유착한 신평사들은 이들 파생상품에 실제 이상의 등급을 부여했고 높은 신용등급이 다시 해당 상품의 거품을 부풀리는 악순환이 연출됐다. 신평사들이 등급 하향을 결정했을 때 이미 모기지 파생상품의 속은